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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吳 “박원순 타산지석 삼을것”… 시의회 민주당 “아집 넣어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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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후폭풍]

시의회 찾아 “전폭 지지” 당부…부의장 “박원순 사업 지켜달라”

오세훈 “그럼요” 몸 낮추기도…‘편향성 논란’ TBS 운영 고심

편성 개입땐 방송법 위반 소지…김어준 “吳, 과거 방송개입” 주장

동아일보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8일 서울시의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인호 의장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의장은 오 시장 방문 30분 전 서울시 전체 직원에게 이례적으로 메일을 보내 “급작스러운 변화보다 안정적 시정 운영을 향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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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서울시는 다시 뛰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자신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때 착공했던 서울시청사로 출근하면서 직원들과 인사를 하며 이렇게 말했다. 6층 집무실로 이동해 서울시 사무인수인계서에 서명한 오 시장은 다음 주부터 광화문광장 추진단을 포함한 서울시 본청, 투자 및 출연기관 등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약 8년 8개월 동안 추진한 정책들을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 吳 “다시 뛰겠다” vs 시의회 “변화보다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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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출근 이후 서울시의회를 가장 먼저 찾았다. 시의원 110명 중 약 91.8%인 101명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어서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은 시의회의 동의 없이는 제대로 공약을 이행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시의원은 7명뿐이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시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 시장은 “제가 속한 정당이 워낙 소수정당이기 때문에 시의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어렵다”고 했다. 김인호 의장은 “원칙 있는 시정에는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장은 오 시장 방문 30분 전에 서울시 전 직원에게 “급작스러운 변화보다 안정적 시정 운영을 향한 노력을 할 것”이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김기덕 부의장이 오 시장에게 “박 전 시장이 이뤄놓은 사업을 가급적 지켜 달라. 공무원들도 불이익 받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자 오 시장은 “그럼요”라며 몸을 낮췄다.

시의회 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권토중래하여 돌아온 만큼 과거의 실패에서 반면교사(反面敎師) 할 때 서울시가 진정한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보여 왔던 불통과 아집은 넣어두고 시의회와의 소통과 협력에 기반한 동반자적 자세를 가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오 시장의 과거 5년 시정을 실패로 규정한 것이다.

이날 오후 서울시 간부들과 가진 상견례 자리에서 오 시장은 “전임 시장께서 오셔서 (그동안 추진했던) 일을 뒤집고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때 굉장히 가슴이 아팠다”면서 “그 일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쉽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취소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이 자신의 정책을 뒤집은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내비친 것이다. 오 시장은 출근 전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렀는데, 방명록에 ‘다시 뛰는 서울시, 바로 서는 대한민국’이라고 적었다.

○ 吳 “TBS 지원 중단할 수도” vs 김어준 “吳, 방송 개입 많았다”

서울시 출연기관인 TBS도 오 시장에게 업무보고를 해야 한다. 선거유세 때 오 시장은 “TBS 설립 목적은 교통생활정보 제공이다. 김어준 씨가 계속 진행해도 좋다. 다만 교통정보를 제공하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TBS 운영을 두고 오 시장이 어떤 식으로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이 방송 편성에 직접 개입할 경우 방송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TBS는 지난해 2월 방송 독립성을 이유로 별도 독립재단인 서울시미디어재단 TBS로 출범했다. 여전히 서울시의 출연기관이지만 동시에 법상 ‘방송국’의 지위도 갖는다. 시의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시장의 예산편성권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TBS는 독립법인이 됐지만 전체 예산의 70% 이상을 서울시에서 지원받고 있다. 오 시장은 선거운동 당시 “TBS 재정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면서 “오 당선인이 시장 시절에 TBS를 서울시 홍보방송으로 인식해 방송 개입이 많았다. 그래서 TBS도 재단으로 독립했다”고 주장했다.

이청아 clearlee@donga.com·강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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