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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고개 숙였지만… 차기 지도부 도전자도 친문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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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86%는 정책 바꾸라는데

黨靑은 “국정기조 유지”

부동산 등 주요과제 안바꾸기로

김태년 당대표 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8일 전원 사퇴했다. 민주당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을 예정보다 한 달 앞당겨 오는 16일 실시하기로 했다.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도 일주일 당겨 다음 달 2일 치르기로 했다. 최대한 빨리 새 지도부를 구성해 당 수습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원내대표 선거 전까지 비대위원장은 3선(選) 도종환 의원이 맡는다.

조선일보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8일 국회에서 4·7 재·보선 참패 책임을 지겠다며 총사퇴를 발표한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 대행은“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께서는 민주당에 많은 과제를 주셨다”며“철저하게 성찰하고 혁신하겠다”고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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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그러나 부동산 등 주요 정책 기조는 큰 틀에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재·보선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6%가 ‘국정 운영 방향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지도부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결정했다. 김태년 당대표 대행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은 민주당에 많은 과제를 줬다. 철저하게 성찰하고 혁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부동산 등 주요 정책과 민주당이 추진해온 ‘개혁’ 과제는 종전대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대행은 “2·4 부동산 공급 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입법과 행정적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부동산 적폐 청산 등 시대가 민주당에 부여한 개혁 과제도 차질 없이 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쇄신 방안은 없이 지도부 선출 일정만 앞당긴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코로나 극복,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큰 틀의 정책 기조 전환은 없을 것이란 뜻으로 해석됐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참패 이튿날인 8일 소집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정부·여당이 반성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분출했다. 그러나 정책 방향 전환과 관련한 언급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총에선 재·보선 참패 수습을 위한 일정을 논의하는 것이 급선무였다”며 “정책 문제는 앞으로 국민 의견을 물어 수정·보완 여부 등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기본적으로 부동산 등 정책의 방향은 맞는데, 국민 의견 수렴이 충분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세심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선 우리가 모자랐던 부분을 잘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2·4 대책은 앞으로도 일관되게 강화된 형태로 당·정·청이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 내년 대선에서도 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분출했지만, 질서 있는 쇄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전면 쇄신’보다는 ‘안정감 있는 변화’에 방점을 둔다는 뜻이다. 일부 최고위원은 이날 의총 전까지도 지도부 총사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강경파 의원은 여전히 “개혁에 박차를 가해 적폐 청산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당의 인식이 재·보선에 나타난 민심과 많이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 엠브레인퍼블릭 등이 지난 5~7일 성인 1004명에게 ‘보궐선거 이후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여론조사(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무려 35%가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51%가 ‘일부 수정해야 한다’고 했고,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5%에 불과했다.

민주당이 이날 구성한 비대위와 차기 당대표·원내대표 후보군 면면을 두고서는 당내에서도 “전면적 쇄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말이 나왔다. ‘친문(親文)’ 색채가 강하다는 것이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의원은 문재인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냈고, 친문 의원들이 주축인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3선으로 비대위에 합류한 민홍철, 이학영 의원도 민주주의 4.0 소속이다. 이날 비대위 인선 발표 직전엔 비주류로 꼽혀온 노웅래 최고위원이 “이게 쇄신이야?”라고 소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노 최고위원은 “쇄신안은 당을 리빌딩하는 차원에서 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도 “(도 의원이) 특정 진영 수십명 모임의 대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쇄신으로 포장하면 국민 입장에서 진정성을 인정해주겠느냐”며 “당파성·정파성 있는 사람은 배제하고 당만 보고 당 쇄신·발전을 이끌어내는 사람이 대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문제제기했다”고 했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는 송영길(5선), 우원식·홍영표(4선) 의원이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중 홍 의원은 친문 핵심 모임인 ‘부엉이 모임’을 주도했다.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청와대와 주요 정책을 조율했다. 송 의원은 586그룹 맏형 격으로, 친문 지지층을 의식한 메시지를 주로 내고 있다. 원내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윤호중·안규백(4선), 김경협·박완주(3선) 의원 중에선 유력 주자로 꼽히는 윤 의원이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강경 친문’ 핵심이다. 김경협 의원도 친문으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 서울 지역 재선 박용진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선거, 당대표 선거,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새 인물, 새 노선, 정권 재창출에 대한 자신감이 확인되고 분출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영혼 없는 반성 멘트, 하나 마나 한 말로만의 혁신으로 끝난다”고 했다. 재선인 조응천 의원은 “당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은 가급적 당내 선거에 나서지 말라”고 했다. 사실상 친문 후보들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4선의 정성호 의원은 “당의 중진으로 민심과 동떨어지게 가는 당에 대해 쓴소리 한마디 제대로 못 한 잘못이 크다. 죄송하다”고 했다. 민주당 4선 이상 중진들이 이날 비공개 회동을 가진 데 이어 9일엔 초선 의원들이 모여 재·보선 참패와 관련한 수습 방안을 논의한다.

[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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