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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동학원 채용 브로커는 왜 필리핀에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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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 조모 씨(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사진)의 공범이 필리핀에 간 내막을 놓고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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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동생 항소심 공판…'범인 도피' 공범 증언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 조모 씨(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의 공범이 필리핀에 간 내막을 놓고 법정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교사 채용 비리 의혹이 확산되자, 조 씨에게 돈을 받고 도피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조 씨 측은 개인적 사정으로 필리핀에 가면서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조 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2016·2017년 웅동중학교 교사 채용과정에서 조 씨에게 '뒷돈'을 전달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한 '채용 브로커' A 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A 씨는 조 씨의 형인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자 또 다른 공범 B 씨를 필리핀으로 도피시킨 혐의(범인도피)도 받는다.

이에 앞서 1심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범인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교사 채용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만 유죄로 판단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항소했고, 첫 재판부터 업무방해 혐의는 인정했던 조 씨 측은 1심 판결에 승복했다.

1심 판결에 만족할 수 없는 검찰로서는 조 씨의 지시로 B 씨가 필리핀으로 도피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했다.

이날 A 씨는 조 씨에게 '이 사건(채용 비리 의혹) 좀 잠잠해질 때까지 피해 있으라'는 말을 들었고, 이 때문에 B 씨가 필리핀으로 도피하게 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어 A 씨는 조 씨에게 필리핀에 갈 돈을 달라고 요청하자, 조 씨가 '너희 하는 짓거리가 양아치다'라며 화를 많이 냈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A 씨는 '피해 있으라'는 조 씨의 말을 언제 들었는지에 대해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의혹 관련) 언론 보도가 나가고 나서 저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전후였던 것 같다"며 시기를 특정하지 못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 씨는 2019년 8월 22일 채용 비리 관련 언론 보도 뒤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들에게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조 씨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A·B 씨에게 작성하도록 했다.

변호인 반대신문 과정에서는 A 씨의 '야구 사업'이 새로운 쟁점이 됐다. 변호인은 애초 필리핀이 왜 도피처로 떠올랐는지 신문하기 시작했다.

변호인: 증인은 2019년 8월 27일 오후 광주 OO동 카페에서 B 씨를 만났죠? 그날 만나서 사실확인서에 도장을 찍고 피고인에게 전화했죠?

A 씨: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변호인: B 씨와 만난 시간이 대충 어느 정도였습니까?

A 씨: 30분에서 40분 정도였습니다.

변호인: 30~40분이면 꽤 이야기한 것 같은데요. 이야기 요점만 좀 말씀해보신다면요?

A 씨: 사실확인서하고, 상황 안 좋으니 너도 나가고 나도 나가야 할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변호인: '너도 나가고 나도 나가야 할 것 같다'는 곳은 필리핀입니까?

A 씨: 네.

변호인: B 씨는 야구 전지훈련 때문에 필리핀에 자주 갔고, 증인도 필리핀에서 야구 사업을 했죠?

A 씨: 네. 아무래도 거기가 좀….

이 무렵 재판부 역시 '왜 하필 필리핀인지'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재판부:아니 증인, 증인은 어디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할 때 왜 그 대상 지역을 필리핀이라고 하죠? 다른 곳도 많지 않습니까?

A 씨: 저도 거기가 편했고 B 씨도 거기서 야구 캠프를 했기 때문에 거기 가자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거기가 생활하기 편하니까요.

이어 A 씨는 꼭 채용 비리 사건이 아니었어도 필리핀을 갔을 것이라는, 공소장과는 다소 결이 다른 증언을 내놨다.

재판부: 그 얘기로 미뤄 보면 굳이 이 사건이 아니라도 두 사람은 필리핀 관련 일이 예정됐다면 당연히 나갔었겠어요?

A 씨: 그렇죠. 저희도 그 일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재판부: 그러면 원래, 이런 일이 있기 전이라면 언제쯤 필리핀에 나갈 예정이었습니까?

A 씨: B 씨도 그렇고 저도 수시로 나갔습니다. 일 때문에요. 꼭 나갈 거라기보다는 손님이 계속 들어왔기 때문에 나갔던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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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 2019년 9월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과 조 장관의 자녀들이 지원한 대학 4곳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이날 오후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확보한 압수물품을 가져오기 위해 박스를 가지고 아파트 입구를 들어서고 있다. /김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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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신문에 나선 검사는 A·B 씨가 '너도 나가도 나도 나가야 할 것'이라는 대화를 나눈 날짜가 2019년 8월 27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날은 조 전 장관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서울대와 부산대·고려대, 웅동학원 등 20여 곳을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본격 착수한 날이다. 검찰은 이날 대대적 수사 착수에 조 씨가 A·B 씨를 도피하게 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검사: (2019년) 8월 27일이 왜 중요하냐면, 이날 아침부터 대대적 압수수색을 했고 언론에 보도됐던 날입니다. 증인이 B 씨와 만난 날이기도 하고요. 이날 통화내역을 보면 오후 1시, 오후 3시 12분경 피고인이 증인에게 전화했습니다. 제가 볼 때 이 통화는 피고인이 검찰의 대대적 수사 진행 때문에 증인에게 전화한 것입니다. 기억나는 것 있습니까?

A 씨: 잘 모르겠습니다.

검사: 혹시 이때 피고인이 증인에게 전화해서 '필리핀으로 나가 있으면 좋겠다' 취지의 말을 한 거 아닙니까?

A 씨: 네.

검사: 정확한 기억이 안 납니까?

A 씨: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는데…. 필리핀에 좀 나가 있으라는 얘기는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에….

검찰은 범인도피 혐의에 대한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을 수 있을까.

조 씨의 항소심 공판은 다음 달 20일 이어진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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