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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부동산 민심이 표차 벌렸다…공시가·재건축 이슈 강남3구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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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집값 이슈 큰 지역서 투표율↑, 吳 견인

부동산 불장 도래 우려엔 "임기 짧고 권한 부족"

뉴스1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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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인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부동산 민심'을 등에 업고 시장에 당선됐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오 시장의 득표율은 절반을 넘었다. 오 시장은 서초·강남·송파 등 이른바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경쟁 상대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0% 포인트(p) 이상 앞섰다.

강남과 서초는 각각 73.5%와 71%로 몰표를 받았고, 송파와 용산은 63.9%와 63.4%로 박 후보보다 30% 이상을 득표했다.

반면 박 후보는 그동안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였던 자치구에서조차 오 시장을 이기지 못했다. 저조한 투표율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박 후보는 강북구에서 45.2%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은평(44.9%), 금천(44.8%), 관악(44.4%) 등이 뒤를 이었다.

사실상 강남 3구와 용산구가 오 시장의 승리를 견인한 셈인데,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는 공시가격 등 보유세 이슈와 재건축·재개발 이슈가 이들의 몰표를 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이들 지역은 평소 주택 가격이 높고 민간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위치하는 등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오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재건축과 재개발, 뉴타운 활성화를 통한 18만5000가구 공급과 한강변 아파트 층고제한 완화 등의 공약들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이들 지역에선 오 시장에 대한 몰표뿐만 아니라 투표율 자체도 높았다. 서초구가 57.2%로 전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뒤이어 강남구 54.6%, 송파구 54.4%, 양천구 54%, 노원구 53% 순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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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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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와 30대에서 반수 이상이 오 시장을 선택한 것도 부동산 민심과 관련이 깊다. 지난 3년간 폭등한 서울시 부동산 가격에 좌절한 젊은 층이 정책에 책임이 있는 집권당 대신 야당의 후보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취임하면 일주일 이내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한 오 시장의 공약을 매개로 서울의 부동산 '불장'이 다시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강변 재건축부터 집값 상승이 시작돼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고,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투자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재건축 시장에 돈이 몰리면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 시장의 이번 임기가 1년3개월로 짧은 데다, 한강변 층고제한 완화 외에는 시장의 권한으로 오롯이 해결할 수 있는 규제가 많지 않아서다. 서울시의회가 여당 일색이라는 점에서도 시정이 오 시장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시의회 설득, 정책을 뒷받침할 법안 수정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짧은 임기 동안 오 시장의 공약이 다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maver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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