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7343568 1182021040867343568 01 0101001 6.2.6-RELEASE 118 오마이뉴스 0 false true false false 1617851040000

'재보선 참패' 민주당, 대선은 다르려면... 곱씹어볼 세가지

글자크기

서울·부산 모두 크게 진 민주당, 무엇을 얻고 잃었나... 차기 대선, 지금과 다르려면

오마이뉴스

▲ 4.7 재보궐 선거 서울/부산 시장 개표결과 ⓒ 포털 화면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선에서 패배했습니다. 민주당 일각이 주장한 박빙의 승부는커녕, 서울시장 1-2위 격차 18.32%p, 부산시장 격차 28.25%p 등 두 곳 모두 큰 차이로 국민의힘 후보들이 승리했습니다(관련 기사: 민주당 참패, '샤이진보'는 없고 '셰임진보'는 있었다).

짚어보자면, 여권의 오세훈·박형준 후보 의혹을 겨냥한 전략이 전혀 먹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후보의 자질론보다 '정권심판론'이 훨씬 강했습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터진 부동산과 LH 사태 등 악재는 소위 '정권심판'의 트리거, 즉 도화선으로 작동했습니다.

'청년은 진보, 노인은 보수'라던 통상 공식도 깨졌습니다. 출구조사만 봐도 20대 젊은 남성들은 70% 넘게 오 후보를 지지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40대 여성들도 박영선 후보(47.8% 지지)보다는 오세훈 후보(50.2%)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언론은 앞다퉈 민주당의 참패 원인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마 그 모든 원인이 합쳐져 민주당이 패배했을 겁니다. 패배 원인도 중요하지만, 민주당이 이번 4·7 재보선을 통해 무엇을 기억하고 반성해야 하는지도 필요합니다.

① 이번 선거, 시작 기억해야... 후보 선출이 '무리수'는 아니었나

이번 4·7 재보선이 치러진 이유는 민주당 시장들의 성희롱 의혹 때문이었습니다. 민주당은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후보를 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이 믿었던 것은 당원과 지지자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믿고 후보를 내는 자체가 무리수였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열린우리당 후보를 밀어줬다면 어땠을까요? (정의당은 무공천) 결과는 승리할 수도 패배할 수도 있었겠지만, 원칙을 지키고 반성을 하는 모습은 충분히 어필할 수 있었을 겁니다.

또한, 야권 단일화 대신 '3자 구도'를 만들어 표를 분산시켰다거나, '정권심판론'을 조기에 차단할 수도 있었습니다.

선거의 시작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 때문에 졌다며 외부에서 원인을 찾기보다는, 처음부터 민주당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지지자들도 언론이나 검찰 등 외부적 요인 때문에 패배했다며 그들을 분노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본인들 문제는 없었는지 자신을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오마이뉴스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② 기대감 하락... '180석'으로 뭘 했는지 돌아봐야

불과 1년 전인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180석을 차지했습니다. 2019년에 불거진 일명 '조국 사태'와 청년층의 이탈, 부동산 정책 실패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권자들은 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180석이라는 엄청난 의석을 만들어줬음에도 민주당의 모습은 실망감만 안겨줬습니다. 검찰 개혁은 지지부진했고, 부동산 문제나 언론 개혁 등 무엇하나 국민들의 기대감을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4·7 재보선에서 샤이 진보가 투표를 거부하고, 결집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이 180석에 있었습니다. 민주당이 180석을 가지고도 무엇을 못 했는지 따져 봐야 합니다. 뭐든지 할 수 있는 숫자이지만, 못하면 불과 일 년 만에도 외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민주당은 간과했습니다.

특히 일각에서, 소위 '샤이 진보'가 민주당을 지지해줄 것이며 그들은 절대 이탈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너무 강했던 것 같습니다. 믿음은 종교에서나 나오는 말이지, 정당이나 정치인이 보여줘야 할 태도는 아니었다고 봅니다.

③ 지지자 '너머'를 생각해봐야 할 때

문재인 정부의 근간은 소위 '문파'라는 견고한 지지자들입니다. 그런데 그 지지자들이 정치의 전부는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묵묵히 바라보는 사람도 있지만, 정치적 능력과 결과에 따라 판단하는 지지자들도 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같은 '스피커'를 좋아하는 지지자도 있지만, 그의 말에 갸우뚱하는 지지자들도 있습니다. 둘 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야 같겠지만, 그 모두가 같은 성격과 범주 안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모습은 소위 '찐 팬'만 우리 사람이라는 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던 것 같습니다. 마치 일부 결사대, 당신들만 있으면 우리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듯 행동했습니다. 결사대 또한 자신들이 전쟁의 주역이자 전부라고 호언장담했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4·7 재보선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결사대는 계백장군의 황산벌 전투처럼 너무 소수였고, 임진왜란 당시 신립처럼 말도 안 되는 전략을 구사하다가 패배했습니다.

민주당은, 의병처럼 각자의 지역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싸우는 사람들을 모두 받아들였어야 했습니다. 인정은 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이 나와 같이 싸울 것이라는 믿음은 헛된 망상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으로 첫 출근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쩌면 민주당이 기억해야 할 것은, 지금 이 칼럼을 쓰는 기자에게도 해당합니다. 돌이켜보면, 민주당의 말에 더 힘을 실어줬던 기사들 속에는 앞서 이야기했던 문제들을 무의식적으로 외면했던 마음도 담겨있었습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해도 모자랍니다.

4·7 재보선 결과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임기 1년 2개월짜리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이 문제가 아닙니다. 당 내부 깊숙이 숨겨져 있던 상처와 고름이, 이제야 몸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을 눈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고름을 꽉 짜내고 건강한 몸으로 살아가느냐, 일회용 반창고를 붙이고 버티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연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에 따라 국민들의 선택도 바뀔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임병도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