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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이낙연 '난처', 이재명 '여유', 정세균 '차질'…與 대권잠룡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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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박소연 기자, 안채원 기자] 충격적 참패 직면한 與 잠룡들 행보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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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재보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하면서 여당 내 잠룡 구도에도 막대한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대선 전초전' 성격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큰 차이로 완패하면서 차기 대권 경쟁의 판도가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과 부산 수성에 실패하면서 당 지도부는 5년 만의 선거 패배에 대한 거센 책임론에 직면했다.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통해 '정권 재창출'의 모멘텀을 마련하려던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당장 난처하게 됐다. 특히 이 위원장은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등으로 보궐선거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직접 전 당원 투표를 결정하고 당헌·당규 개정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난해 4월 전례 없는 총선 압승 이후 당대표를 맡은 지 불과 7개월 만의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는 후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박주민 의원의 전세금 논란 등의 특대형 변수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 탓에 이 위원장에게만 온전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당내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한자릿수로 추락한 지지율의 반등을 꾀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직 단체장으로 재보선과 거리를 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원톱 체제'는 더욱 확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합법적으로 선거에 관여할 수 없었던 터라 최악의 성적표에도 책임론에서는 한 발짝 물러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가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일부 중도·보수 성향의 이탈이나 당내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여권 지지층의 패배 의식을 불러올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위원장의 궤도 이탈로 이 지사가 집중 견제 대상이 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재보궐 선거 승리 후 화려한 등장을 기대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큰 그림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르면 다음 주 초 사의를 표명한 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되는데, 당내 경선이 본격화할 때까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 당장 폭넓은 지지층 확보가 관건이다.

민주당이 부산시장 배출에 실패한 탓에 '원조 친노(친 노무현 대통령)'인 이광재 의원의 외연 확장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이 의원은 당 부산선대위 미래비전위원장을 맡아 당초 험지로 분류됐던 부산 선거판에 제 발로 뛰어들었다. 이 의원의 고향인 강원을 넘어 PK(부산경남)까지 세를 확장하려는 숙제는 당분간 계속 안고 가게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패해 그 충격파는 상당하다"며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전환되겠지만 유력 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4연패 고리 끊고 천신만고 끝 승리...野, 이제 ‘정권교체’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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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쌍끌이' 승리를 거두면서 시선은 내년 대선으로 향한다. 이번 선거는 대선의 전초전일 뿐 아니라 지난 5년간 각종 선거에서의 '4연패' 고리를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4연패 후 첫승…보궐선거 이상의 의미

국민의힘 관계자는 7일 "선거 결과에 대해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투표율이 50%가 넘으면 주호영 원내대표의 예측이 맞을 가능성이 높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최소한 15%포인트 이상으로 이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도 기자들에게 "우리 오 후보가 승리한다는 걸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득표율 격차가)한 두자리 숫자는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내부의 기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5~7%포인트 차이의 승리를 예상했는데, 이달로 접어들면서 정권심판론이 더 힘을 받자 반색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보궐선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치러졌다. 총 선거인 수는 1216만1624명으로 지난해 21대 총선 선거인 수 4399만4247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사실상 전국선거 수준의 파급력이다. 시기적으로는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집권 5년차에 접어든 현 정권을 심판하는 의미가 짙다.


총선 참패 1년만에 승리하나…감격과 경계심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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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년간 총선·대선·지방선거 등에서 4연패를 한 야권은 1승이 절실했다. 당초 열세로 예상됐던 서울시장까지 승리가 유력해지면서 야권 내부에선 감격스러운 분위기가 전해진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작년 여당이 180석을 차지한 후 지난 1년간 오늘같은 날이 오리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야권에선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여기에 취해선 안 된다는 경계심도 동시에 읽힌다. 진짜 승부처는 내년 대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결과가 국민의힘 내부의 실력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정부여당의 실책에서 비롯된 것이란 점에서, 오만한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는 인식을 대체로 공유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 전날인 6일 신촌에서의 마지막 거리 유세에서 '국민의힘이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다. 오세훈이 잘나서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무능에 지쳐 기회를 줘보려는 것뿐이다'라는 한 청년의 발언을 언급하며 "젊은 친구들의 이런 경고가 두렵다"고 했다.

한 야당 의원은 "선거전 내내 여당의 '부동산 내로남불' 등 자책골로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도 승리한다면 야당의 공을 10 중에 1은 좀 야박하고 2나 3 정도로는 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짜 승부는 내년 대선…"과거로 회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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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해도 내년 대선까지는 긴 험로가 예상된다. 대선을 1년여 남긴 시점인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당내 유력 주자가 없다. 야권 개편 과정에서 차기 대권 주자 1위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합류 여부와 방식을 놓고 당내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당장 야권이 연패 고리를 끊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는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당권을 놓고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칫하면 탄핵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당내에서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종인 위원장이 떠난 후 소위 올드보이들이 대거 귀환한다면 그동안 김종인 위원장이 어렵게 끌고왔던 중도로의 방향성이 퇴색되고 당이 국민으로부터 다시 고립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당내에서도 절대 이번 승리에 만족해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는 만큼 향후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권심판' 민심 탐색 마친 윤석열, 언제 어떻게 출격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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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언제, 어떻게 정치권에 등장할까.

4·7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 압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여의도의 이목이 윤 전 총장에게로 쏠린다. 윤 전 총장은 늦어도 오는 5월쯤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는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윤 전 총장은 대권 도전 언급 등 공식적인 정치 선언은 아직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의도에서는 이미 정치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힌다.

실제 그의 말이나 행동에도 정치적으로 읽힐만한 것들이 많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반대'라는 명분으로 직을 던지며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대한 비판과 재보궐선거 투표 독려 메시지 등을 내놨다. 지난 2일 이뤄진 공개 사전투표도 정치 행위로 인식된 게 사실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치적 메시지는 언어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도 할 수 있는 것" 이라며 "공공연한 대권 주자인 윤 총장의 공개 일정은 기본적으로 메시지를 함의한 것이기 때문에 계산된 정치 행위로 봐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그간 칩거하며 향후 행보에 대한 고민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출판 기념회를 열 계획이라는 등 설도 많았으나 윤 전 총장 측근들은 이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찾아가 조언을 듣는 등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드는데 집중해왔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정치 입문 형태가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이 큰 격차로 승리할 경우 야권 개편은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커진다는 예측이었다. 실제로 국민의힘이 서울과 부산 모두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론은 힘을 받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가능성도 존재한다. 우선 '제3지대' 영역으로 편입할 것이란 추측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과 함께하거나, 혹은 누구와도 손을 잡지 않고 새로 시작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 전 총장이 정당이나 드러난 조력자 없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을 떠나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손을 잡고 창당 등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밝혀왔다. 또 윤 전 총장과의 만남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윤 전 총장이) 한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이 김 위원장과 함께하는 것을 원하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전 총장은 기성 정치인들과 연결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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