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스타들 호주행 늘어
'오시우드'(호주+할리우드) 신조어
'입국쿼터'에 4만명 해외서 발 묶여
"우리는 이등시민이냐" 불만 고조
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지난해 초 이후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호주를 찾고 있다. 호주가 영화산업 유치를 위해 세금 감면 등 여러 혜택을 주고 있기도 하지만 미국보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였다.
미국 국적의 할리우드 스타 잭 에프런은 지난해 3월부터 호주에서 머물고 있다. [잭 에프런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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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호주를 코로나19 청정 지대로 여기며 호주로 떠나고 있다”며 “호주에 임시 거주지를 마련하고 자유롭게 일상을 만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명 할리우드 스타인 맷 데이먼은 지난 1월 영화 ‘토르’ 촬영을 위해 아내와 두 딸과 함께 호주를 입국했다. 줄리아 로버츠도 영화 촬영차 호주에 머무르고 있다. 니콜 키드먼, 키스 어반 등 호주 국적의 스타들도 다시 자국으로 돌아왔다.
줄리아 로버츠와 조지 클루니는 올해 호주에서 새로운 영화 촬영에 들어간다. 현재 로버츠는 호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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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할리우드 스타들의 ‘호주 피난’이 이어지자, 호주와 할리우드를 합친 ‘오시우드’(Aussiewood, Australia+Hollywood)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고 BBC는 보도했다.
문제는 할리우드 스타와 달리 해외에 머무는 평범한 호주 시민들은 귀국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호주는 현재 일주일에 6365명의 입국자만 받는 ‘입국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귀국길이 막혀 어쩔 수 없이 해외에 머무는 호주인은 4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쿼터와 함께 값비싼 귀국 비용도 걸림돌이다. 입국자 수를 제한하면서 항공편 가격은 항공사에 맡기다 보니 호주행 티켓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CNN에 따르면 유럽발 호주행 편도 비행편에 1800만원 이상 지불한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입국자는 의무 격리 시설 이용료로 3000 호주 달러(약 258만원)도 지불해야 한다. 영국에서 돌아온 호주 국적 아멜리아 시토의 4인 가족의 경우 귀국 비용으로 총 2만 8500 호주달러(약 2450만원)를 지불했다.
이러다 보니 가족이나 친척이 위독한 상황임에도 귀국하지 못하고 발만 구르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호주 현지 시민단체는 국제연합(UN)에 호주의 ‘입국 쿼터’가 자국으로 돌아갈 권리를 보장한 국제법을 어기고 있다며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스타들의 '특혜 입국' 도 상대적 박탈감을 키웠다. BBC에 따르면 줄리아 로버츠와 에드 시런 등 일부 유명 스타들이 호주 입국 당시 무작위 호텔 격리 규칙을 면제받고 고급 사유지에서 격리 생활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지난 1월에도 호주 정부는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우려로 ‘입국 쿼터’를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유명 테니스 대회인 '호주 오픈' 관계자 1700명 이상에게 ‘특별 입국’을 허락해 논란이 일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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