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종교계 이모저모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기독교계 지도자들 ‘부활절’ 메시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한국기독교교회협…한국교회총연합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이영훈 총회장

한국기독교목회자협 지형 대표회장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도


한겨레

사진 픽사베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톨릭과 개신교 지도자들이 오는 4일 부활절을 앞두고 부활의 의미를 새겨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며, 공의를 되찾을 것을 호소했다.

가톨릭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31일 부활대축일 메시지를 통해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심각한 인명 피해와 정신적 고통,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오늘날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불의와 불공정, 부정과 이기심은 국민 사이에 불신과 분열을 심화시키고, 특히 다수의 젊은이가 미래의 희망을 잃어버리고 깊은 절망과 좌절의 늪에 빠지게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염 추기경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와 사회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책임을 절감하면서 과오와 부족함을 인정하는 겸손함을 지녀야 한다”며 “(지도자들이) 주님 부활의 은총으로 국민만을 섬기는 봉사자로서 새롭게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코로나19 백신 나눔 운동’에 교구 전체가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이홍정)는 “부활절은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하나님과 인간, 자연 사이의 온전한 관계를 회복하는 화해의 때”라며 “부활절을 맞아 교회는 진실과 평화가 죽음의 세력을 이기고 만천하에 드러나는 공의와 사랑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교회는 세월호의 ‘진실의 인양’을 위해 연대하며, 노동 정의를 세우고, 차별과 편견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부활하신 주님의 사랑과 평화를 선포해야 한다”며 “인류의 탐욕에 맞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하며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위해 투쟁하는 미얀마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또 세월호 참사 7주기를 앞둔 2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고난주간 성 금요일 기도회’를 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부활절남북공동기도문’도 발표해 “남과 북(북과 남)이 30년 전 고위급 회담을 통해 ‘화해’, ‘상호불가침’, ‘교류협력’ 등에 관한 남북(북남)기본합의서에 합의하면서 한(조선)민족의 미래에 대하여 희망 가득 담았던 아름다운 역사의 시간을 기억합니다. 남북(북남)이 잊혀 가는 남북(북남)기본합의서의 기본정신을 다시 한 번 되살리게 하옵소서. 남북(북남)이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멈추고, 자유롭게 왕래하고 교류하면서 서로 평화를 누리며, 감동적인 사랑과 평화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존경받는 통일국가로 거듭나게 하여주옵소서”라고 전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도 ‘분열을 넘어서 화해의 길로 나아갑시다’라는 메시지를 내 “비난받는 부요(富饒)보다 정직한 가난을 택하고, 논란 속의 명예보다 외로운 거룩을 택하자”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최근 공직자들의 토지 투기가 한국 사회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국가의 공무를 담당한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은 마땅히 공적 책무를 우선해야 한다”며 “사사로운 이익을 앞세우지 말고 국가와 국민을 섬기기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이 단체는 4·7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와 정당을 향해 “극단적인 분열과 분노의 길로 국민을 이끌지 말고 정책대안을 제시해 국민적인 화합에 치중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교총은 “각각 자기의 소견대로 행하며 자신의 옳음만을 주장하면 혼돈만 있을 뿐, 밝은 미래는 오지 않는다”며 “부활절을 맞아 인류구원을 위해 자기 몸을 버리신 그 크신 사랑을 따라 이 땅이 구원의 생명으로 충만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 이영훈 목사도 부활절 메시지에서 “진정한 희생과 나눔을 통해 절망 가운데 있는 이웃을 품어 부활의 소망을 함께 누리도록 하겠다”며 “소외된 이들을 찾아가 친구가 되어주고, 병든 사람을 찾아가 치료해주고, 낙심한 사람을 위로하는, 실천하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는 “기독교의 부활 신앙은 그저 추상적인 종교 교리가 아니다”라며 “오늘날의 세계에서 인도적 인륜 도덕, 생태적 환경윤리, 법치의 민주주의, 상생의 시장경제를 세워가는 힘이고, 21세기 인류의 불확실한 위기 상황에서 평화를 위해 헌신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 제공


한편 성서 한국 등은 부활절에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는 2002년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시작돼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이랜드 비정규직 파업, 케이티엑스(KTX) 승무원 투쟁, 세월호 유가족, 스텔라데이지호 유가족 등 시대의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로 발전해 매년 부활절과 성탄절에 여러 기독운동단체와 교회들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코로나19와 부당해고로 고난받는 노동자들’을 주제로, ‘살아 있으라! 주께서 함께하신다!’(에스겔 16:6)를 제목으로 정해 아시아나 케이오 해고 노동자와 엘지 트윈타워 청소노동자분들과 연대해 현장 증언을 듣고, 이주노동자들, 청년노동자와 기도도 함께 나눌 예정이다.

준비위원회는 코로나19로 광장에서 예배 드리기가 어려움에 따라 기독언론 <뉴스앤조이> 유튜브 계정으로 예배를 실시간 상영하기로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esc 기사 보기▶4.7 보궐선거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