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자영업자들은 세금도 내지 않는데 재난지원금까지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고, 노점상들은 체납이 일상인 상황에서 사업자 등록을 하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 노점상 "법인 등록해야하는데 누가하겠나"
2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노점상들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은 '소득안정지원자금'이다. 이날부터 지급되는 '버팀목자금 플러스'와는 별개다. 중기부는 4월 5일 공고를 낼 예정이며, 사업자 등록을 한 노점상에 한 해 4월 말 혹은 5월 초에 지원금 50만원을 지급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4월 5일 공고 이후 사업자 등록을 한 노점상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사업자 등록 시기 기준을 올해 3월 1일 이후로 할지, 4월 5일 이후로 할지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사업자 등록을 낸 노점상들은 버팀목 지급대상에 포함되다보니 이번에 제외된다"고 말했다.
사업자 등록만 하면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노점상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재난지원금이 당장 필요하지만 사업자 등록까지 하라고 하는 건 세금을 더 내라는 꼴이라며 난색을 표한다.
서울시 중구에서 작은 트럭으로 토스트 장사를 하는 이모(42)씨는 "세금 낼 돈, 보험료 낼 돈이 없는데 사업자 등록까지 하는건 사실상 어렵다"며 "사업자를 낼 상황이면 여기서 장사를 하지도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지금 당장 50단돈 만 원이라도 받고 싶지만 사실 그림의 떡이라는 걸 안다. 사업자 등록에 나서지 않겠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명동거리. [사진 = 김승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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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 말대로 사업자 등록을 하면 앞으로 발생하게 될 세금 및 각종 사회보험 부담은 노점상들에게 더 큰 부담이다.
서울시 중구 인현시장에서 야채 도매업을 하는 장모(50)씨는 "사업자 등록이 안 돼서 지난 2차, 3차 재난지원금을 한 번도 못 받았다. 4차 때는 노점상들이 포함돼 있어 반가웠지만 이것도 잠시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사업자 등록을 내면 지역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매달 10만원 이상 지출이 발생하는 걸로 안다"며 "장기적으로 따져 보면 지금 5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 게 손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종로구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는 김모(60)씨도 "가게를 하는 사람들은 돈이라도 있으니 가게를 하는 것이고 세금도 못 낼 정도로 어려운 사람들이 노점을 하는 사람들"이라며 "진짜 받아야 할 사람들은 못 받고 있는데 서운하다"고 토로했다.
◆ 자영업자 "형평성 맞지 않아"
노점상 지원에 대한 외부의 시각은 엇갈렸다. 세금이나 임대료도 내지 않는 노점상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노점상이나 좌판상인 등은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대상은 아니었다. 영업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고 실제 노점상 상인이 맞는지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더불어 노점상 대부분 세금을 내지 않는데다 기존 재난지원금 목적인 '임차료 부담경감'에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도 꼽혔다.
서울시 강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35)씨는 "일반 소상공인들은 매출 감소가 확인되지 않으면 지원금이 안 나오는데, 노점상들에게는 편의를 준다는 게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세금과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는 자영업자를 더 지원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서울시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60)씨는 "근처 김밥과 어묵장사를 하는 노점상은 퇴근할 때 외제차 타고 간다. 왜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일하냐고 비꼬더라. 정상적으로 일하는 우리만 바보된 거 같다. 누구는 땅파서 세금내냐"고 호소했다.
[사진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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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노점상에 재난지원금을 지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노점상에 재난지원금을 주는 이유가 납득이 안 간다"라는 글이 올라오자, "생색내기용 지원금이다", "사업자등록하면 뭐하나. 카드기 자체를 설치 안 해 내야할 세금이 0원인데"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과 관련, 홍익표 민주당 정책의장은 지난 1일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세금도 안 내는 노점상을 지원한다'는 비판이 "매우 악의적인 프레임"이라며"누가 세금을 냈기 때문에 지원하는 게 아니라 사회공동체 차원에서 가장 힘든 분에게 우선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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