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당시 명동성당 주임신부였던 천주교 서울대교구 김병도 프란치스코 몬시뇰이 24일 노환으로 선종했다. 서울대교구 제공 |
천주교 서울대교구 김병도 프란치스코 몬시뇰(원로 사제)이 24일 오후 4시쯤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86세.
김 몬시뇰은 1987년 6·10 민주항쟁 당시 명동성당 주임신부로 명동성당을 지킨 역사의 산증인이자, 15년간 비서실장 등으로 김수환 추기경을 보필했다. 특히 무의탁 어르신 공동체들을 설립하며 어르신 사목에 열정을 쏟았다.
1935년 함경남도 영흥에서 태어난 김 몬시뇰은 1961년 사제품을 받고 6년간 해군 군종신부, 미국 유학을 거친 뒤 1971년부터 15년간 당시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을 보필하며 교구 비서실장 겸 홍보담당을 지냈다. 이후 가톨릭출판사 사장, 서울 대방동·명동·가락동·구의동 본당 주임 등을 역임했다. 김 몬시뇰은 정진석 추기경과 서품 동기로 올해 사제수품 60주년(회경축)을 맞았다.
김 몬시뇰은 1991년 ‘글라라의 집’(경기 광명시)을 시작으로 ‘프란치스코의 집’(경기 광주시), ‘모니카의 집’(서울 구의동), ‘자애로운 성모의 집’(서울 쌍문동) 등 4곳의 무의탁 어르신 공동체를 설립했으며, 가난과 겸손의 영성을 몸소 실천했다. 200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몬시뇰에 서임됐다. 몬시뇰은 가톨릭교회에서 덕망이 높은 고위 성직자에게 주는 칭호다. 김 몬시뇰은 2010년 은퇴한 뒤 원로사목 사제로 지내왔다.
저서로는 사제수품 40주년을 기념한 회고록이자 1970년대 군부정권 시대를 겪으며 민주화운동에 나선 김수환 추기경·지학순 주교 등의 이야기와 교회 역사를 담은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를 펴냈다. 주요 번역서로는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다’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 등이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빈소는 서울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미사는 26일 오전 10시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된다. 장지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 묘역이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 여성, 외치다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