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4·7 재보궐선거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야권이 단일 후보 확정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고 범야권 차원의 선거운동에 나선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사태 이후 고전하고 있는 여당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야권에서 단일화 조사 결과를 둘러싼 잡음이 일고 선거운동에 관한 주도권 다툼이 발생한다면 단일화 효과는 반감될 전망이다.
여야는 재보선 투표일까지 남은 변수로 △LH 사태 추가 조사와 파장 △전 서울·부산시장의 성추행 '원죄'와 야권 후보들의 투기 의혹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꼽는다. 야권에선 이날 오세훈·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하며 최대 난제였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해결해 3자 대결 가능성이 사라진 데 대해 크게 안도하고 있다.
다만 단일화 룰을 정하는 과정에서 거센 신경전을 벌이며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지난 18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부인을 상왕이라 표현한 안 후보를 향해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야권 단일화가 성공하더라도 '화학적 결합'까지 이룰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LH 사태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도 지켜봐야 한다. 최근에는 청와대 경호처 4급 과장이 LH 직원인 가족과 함께 광명신도시 토지 413㎡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나 여당에 대한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내곡동 투기 의혹'(오세훈)과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박형준)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3기 신도시 토지 소유자 전수조사 등을 제안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애쓰고 있다.
재보선 원인을 제공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도 변수다. 지난 17일 '박원순 사건' 피해자 A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남인순·진선미·고민정 민주당 의원 등 '피해 호소인 3인방'이 박영선 캠프에서 사퇴했지만 '정략적 손절'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4차 재난지원금 파급 효과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정부·여당의 '돈풀기'를 경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도 "선거를 앞둔 매표용 현금 살포 꼼수"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번 추경에도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예산이 대거 반영돼 있어 선거 전에 지급이 시작되면 여당에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될 수 있다.
[이희수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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