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경남 진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정문 앞에서 농지 투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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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여당을 중심으로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농어민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H 직원들의 농지 불법투기에 분노한 농심(農心) 다독이기에 나섰다.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기로 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취지가 퇴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최근 농어민 재난지원금 명목으로 추경을 1조3042억원 늘려달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해당 사업을 반영할 경우 기존 19조5000억원 규모 추경이 2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여당이 제출한 농어민 재난지원금 중에선 농업인 재난지원금이 1조70억원으로 가장 컸다. 농업인 100만7000가구(224만5000명)에 가구당 100만원씩 지원하는 내용이다. 어업인ㆍ임업인 지원금으로는 각각 510억원, 800억원을 제안했다.
증액안엔 농업인 인건비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노동자 입국을 제한하자 농가에서 불가피하게 임금이 높은 국내 인력을 고용한 부담이 컸다는 이유에서다. 여당은 미입국 외국인 노동자를 1만명으로 추산해 농가에 540억원을 지원하자고 주장했다.
서삼석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코로나19 여파로 3차에 걸쳐 지급한 31조4000억원 규모 재난지원금에서 농어업인을 사실상 배제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여당은 졸업식ㆍ입학식 취소 등으로 피해를 본 화훼농가, 학교 급식 중단과 친환경 농산물 소비 감소로 손실을 본 농가를 추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제안은 기존 주장에서 한 발 더 나가 농어민 전체를 대상으로 지원금을 풀자는 내용이다.
농어민과 관련해선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재난지원금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어민은 선거철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표심(票心) 관리대상’이다. 이번 서울ㆍ부산시장 보궐 선거에서 직접 유권자는 아니다. 하지만 LH 직원 부동산 투기 문제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민심 다잡기 성격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농민을 지원금 대상에 추가하는 문제에 여야 간 이견이 없을 경우 반영하도록 지시하겠다”며 힘을 실어줬다.
기획재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당정 협의를 통해 국회에 추경안을 낸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증액을 논의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선별 지원 취지가 퇴색해 재정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도 우려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농어민을 대상으로 한 추가 지원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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