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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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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첫 ‘쿼드 정상회의’로 대중 압박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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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쿼드 안보 협의체에 참여하는 4개국이 이번주 첫 정상회의 개최를 조율중이다. 그 시점은 오는 12일 혹은 이번 주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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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용 안보 협의체이자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지향하는 쿼드(Quadㆍ미국ㆍ일본ㆍ호주ㆍ인도) 4개국이 이번 주 첫 정상회의를 개최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8일(현지시간)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12일 혹은 이번 주말 쿼드 4개국 정상이 첫 번째 화상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쿼드 정상회의 개최가 조율되고 있는 시점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동맹인 일본(15~16일)과 한국(17~18일)을 방문하기로 막판 협의 중인 날짜와 맞물린다. 특히 오스틴 장관의 경우 한·일 방문에 앞서 쿼드 참여국인 인도를 방문하는 일정까지 조율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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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오는 15~18일 일본과 한국 방문 일정을 막판 조율중이다. 오스틴 장관은 그에 앞서 인도를 방문하는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일정이 성사된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수장이 쿼드 참여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결과가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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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일정이 모두 성사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정상회의에 참여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수장인 블링컨·오스틴 장관은 쿼드 참여국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이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그간 세 차례에 걸쳐 외교장관 회의만 열렸던 쿼드가 최고위급으로 격상돼 정상회의를 추진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를 중심축으로 ‘동맹 강화’와 ‘대중 압박’ 행보를 본격화하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단 쿼드 참여국인 호주의 경우 두 장관의 방문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미국 CNN은 지난달 13일 블링컨 장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하며 그 대상국으로 한국·일본과 함께 호주를 언급해 방문 가능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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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대면 정상회담 상대로 스가 총리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NHK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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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일본 스가 총리와 첫 대면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중인 것 역시 동맹국을 결집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구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7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두 정상이 4월쯤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쿼드의 사무국 역할을 맡으며 반중 기조를 이끄는 동시에 미국을 유일한 동맹국으로 두고 있다. 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자체만으로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선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미국의 동맹국이면서도 쿼드와는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쿼드를 주도하는 미국의 핵심 각료가 참여국인 인도·일본에 이어 곧장 한국을 방문하는 건 쿼드 참여를 압박하는 행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실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한 쿼드의 역할 확대를 주도하면서 기존 쿼드에 한국·뉴질랜드·베트남 등이 참여하는 ‘쿼드 플러스’ 구상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인 황지환 서울시립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8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문재인 정부는 한·미동맹 의지를 보여주고 바이든의 대북정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자 쿼드 플러스 합류 가능성을 고심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황 교수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 당시 한국은 반중 성격의 쿼드에 합류할 동기가 없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쿼드를 같은 생각을 하는 국가들의 모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며 쿼드 플러스를 둘러싼 한국 정부의 고민을 드러냈다.

다만 황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기고글은 문재인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 의견을 담은 분석이었다”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쿼드의 활용법이 다변화하는 상황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상황을 개인적 관점에서 풀어쓴 글”이라고 말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 역시 9일 정례브리핑에서 쿼드 플러스 합류와 관련한 질문에 “(쿼드 플러스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구상으로 알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정부 차원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을 아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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