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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일문일답]이낙연 "사면론, 아픈 공부 돼…민심 세밀히 헤아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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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일 간의 대표 임기 마치고 9일 퇴임

사면론·검찰개혁·시대정신 등 소신 밝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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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2일 간의 임기를 마치고 9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일 1년 전까지 사퇴하도록 한 민주당의 당헌에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연초 논란이 된 사면론과 관련해 "언젠가 해야 할 과제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모든 문제가 그렇듯 국민의 마음을 좀 더 세밀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아픈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임기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과 후회되는 순간은.

"가장 보람을 느꼈던 한 순간을 꼽으라면 제주 4·3특별법 통과다. 4·3사건이 73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는데 이른바 완전 해결의 토대 만들었기 때문이다. 후회되는 순간은 너무 많아서 지금 다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유력 대권주자 정책으로 이 대표의 신복지제도와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이 비교되고 있는데.

"신복지제도는 우리가 알 만한 국제기구들이 모두 승인하고 채택한 제도다. 그리고 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물론이고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그것을 수용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검증과 수용이 돼 있는 제도라는 말씀을 드린다. 신복지제도는 소득·주거·노동·교육·의료·돌봄·문화·환경 8개 분야에서 국가가 보장해야 할 최저기준과 국가가 국민과 함께 지향해야 할 적정기준을 설정해 지향하는 종합적 복지제도다. 기본소득은 그 가운데 소득을 모든 국민에게 보전해 드리자는 제도다. 그 두 가지 제도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대권주자로서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며 단점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렇게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장점이라 하기에 뭐하지만 국가를 경영하는 데 필요한 많은 경험을 가졌던 것, 그 길을 걸어오면서 비교적 좋은 성과를 냈던 것, 경험이 주는 균형감과 안정감을 좋은 자산이라 생각한다. 단점은 하도 많아서 일일이 헤아리기 어렵다."

-차별금지법 관련해 당대표 출마할 때는 '원칙적 동의'한다고 했는데 이후에 진전이 없다.

"차별금지법은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단 종교계 내부에서 우려가 있다는 것도 하나의 현실이다. 그것을 감안해서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가 진척되길 바라고 있다."

-대표로 있는 동안 검찰개혁과 법관 탄핵 등 많은 것을 이끌었지만 당이 너무 강성 일변도로 흘러갔다는 비판도 있다.

"강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422건의 법안이 통과됐지만 그 중에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은 3건 뿐이었다. 422건 중 3건에 대해서만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그것도 필리버스터를 거쳐서 국회법이 정한 절차대로 처리됐다."

-대표 개인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는데 대권행보에 당대표를 지낸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나.

"이익, 손해를 따지기 이전에 작년 여름으로 되돌아가더라도 전 비슷한 선택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작년에 제가 전당대회 준비하며 여러 차례 말한 것처럼 국가적 과제, 즉 코로나19의 조기 극복과 민생 안정, 경제 회복이란 큰 숙제를 앞에 두고 제가 외면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선주자 지지율이 취임 시기에 비해 반토막났는데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0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저의 부족함과 정치의 어려움 때문이었다 생각한다. 그것은 당연히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11월 기준 다주택 의원 38명중 16명 처분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현재 얼마나 남았는가.

"다주택자 경우에는 굉장히 많이 처분을 했었다. 윤리감찰단이 일정한 시간을 들인 것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팔리지 않거나 노부모가 살고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시간을 더 준 걸로 안다. 지금 (LH 투기의혹 관련해) 문제가 된 것은 윤리감찰단이 계속 조사를 하고 있고 전수조사의 태세를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안다."

-연초 사면론을 꺼냈는데 앞으로 추진할 생각이 있나.

"우리 국민의 마음이 너무 많이 갈라져있다는 걸 평소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생각해왔다. 우리가 국난을 극복하고 코로나 이후 시대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마음이 좀 더 모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위해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익공유제, 신복지제도 제안, 우분투 제안도 그런 생각이었다. 그 일부로서 사면에 대해 언젠가는 해야 할 과제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장 하자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문제가 그렇듯 국민의 마음을 좀 더 세밀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아픈 공부가 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주사 여론조사에서 1등을 했는데 정치인 윤석열의 장단점은.

"우선 그런 말씀을 드릴 만큼 그 분을 잘 모른다.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고 바로 그 다음날 총리실에 인사하러 오셨던 게 그 분을 접촉한 전부다. 그 정도의 접촉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건 오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의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는가.

"국민의 마음은 늘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게 매일매일의 등락에 대해서 그때마다 논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대정신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큰 전환기에 놓여 있다. 그래서 사람들의 삶이 불안정해지는 그런 시대가 됐다. 그래서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보호해 드릴 것인가 하는 것이 시대의 과제라 생각한다. 그래서 신복지제도를 제창했다. 신복지가 가능하려면 일정 정도의 경제 성장이 있어야 한다. 그 성장은 과거처럼 굴뚝산업에 의한 성장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 시대다. 혁신성장 이외에 대안이 없다. 따라서 신복지와 혁신성장이 시대정신이다. 대통령께서 당 지도부와 오찬에서 이런 표현을 쓰셨다. 올해를 회복, 포용, 도약의 해라고 규정했다. 신복지에 대해 대통령은 '회복과 도약을 포용으로 실천하려는 시대정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질문인데 못 받은 게 있다면.

"꼭 듣고 싶은 질문보다는 꼭 듣지 않고 싶은 질문이 더 많았다. 이 자리를 빌어 드리고 싶은 말은 미안하고 고마웠단 말이다. 여러분이 궁금해하는 게 뭔지 모르지 않았는데 때로는 그걸 채워드리지 못하고 일부러 회피했다. 그 점에서 미안하다. 그 점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물어봐줘서 고맙다."

-호남 필패론과 영남패권론이 존재한다고 보는가.

"그런 생각이 과거보다는 많이 엷어지고 있지 않나. 아직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조금 그렇다."

-대권주자로서 각오는

"아직 당대표가 아닌 상태를 경험하지 못해서 차츰 생각하겠다. 미리 정해놓는 것은 좋지 않다. 갑자기 모든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도 아니다."

-다음 당대표에게 당부가 있다면.

"그런 것 안 해도 잘하실 것이다. 당부드리고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은.

"특히 서울시민들은 서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늘 생각하는 분들이다. 동시에 당신들이 사시는 마을이나 골목마다의 현안이 또 따로 있다. 제가 종로에서 선거를 하면서 많이 놀란 것 중 하나가 그것이다. 그런 욕구나 주문에 얼마나 부응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성실하고 진실하게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보뿐만 아니라 선거운동원 한 분, 한 분이 시민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어야한다는 마음과 자세로 선거에 임했으면 한다. 또 하나는 이번 선거가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임기가 길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보다 조금 긴 정도다. 그 기간 동안 주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낫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짧은 임기 동안 정부와 매번 싸우는 정권심판론자들에게 주민의 생활을 맡기는게 현명할 것인가, 아니면 정부와 협력하고 정부로부터 얻어낼 건 얻어가면서 주민의 삶이나 서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길을 선택할 것인가. 주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리라 생각한다."

-가덕도 신공항 예타 면제가 무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

"2030년 부산엑스포를 유치하려면 그리고 성공시키려면 번듯한 국제공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특히 항공 물류가 가능한 국제공항을 가지려면 시간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 임기가 짧다고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지나가자고 하면 엑스포 유치는 더 힘들어진다. 부산시민들도 그걸 잘아실 것이다. 2030 부산엑스포 또는 그 전후에 있게 될 마이스산업,관광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소부장산업은 말할것도 없다."

-올드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좋은 점도 있고 그렇지 않은 점도 있겠다. 적어도 미숙하단 말은 안 들어서 다행 아닌가."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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