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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단독] LH직원 "잘려도 땅수익이 더 커" 대구 수성구 정보도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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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 투기의혹 일파만파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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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대구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수성구 '연호 공공주택지구'에도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 지구 지정 1년 전부터 토지 거래가 급증했고 절반 이상의 토지가 여러 명이 돈을 모아 투자하는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거래됐기 때문이다.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5월 지정된 연호 공공주택지구 개발 예정지인 연호동의 토지 거래는 2015년 37건, 2016년 46건에 불과했지만 2017년 70건으로 전년보다 52%나 급증했다.

특히 2017년에 거래된 토지 가운데 60%인 42건이 지분 쪼개기 거래로 파악됐다. 사전에 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공동으로 투자금을 마련해 매입한 것으로 보여 투기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사례에서 확인된 '지분 쪼개기' 형태의 거래가 연호지구에도 횡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분 쪼개기는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된 임야와 논밭뿐만 아니라 제1종 일반주거지역 내 토지까지 다양한 지목에서 이뤄졌다. 개발제한구역 내 거래는 모두 7건으로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30억원까지 매매된 경우도 있었다. 개발제한구역의 경우 일반적으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개발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매매가 쉽지 않은 만큼 사전 개발 정보를 통해 매입이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LH 대구경북지역본부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이 최근 사내 메신저를 통해 연호지구를 언급하며 "무조건 오를 거라서 오빠 친구들과 돈을 모아 공동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연호지구는 2018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이후 LH 직원들이 땅을 살 수 없다. 이 직원은 "이걸로 잘리게 돼도 어차피 땅 수익이 회사에서 평생 버는 돈보다 많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사는 한 주민도 "2017년부터 수십 채 이상의 빌라가 신축되는 등 동네마다 공사판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서울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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