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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임기 마친 이낙연 “부족함 때문에 지지율 하락…후회 순간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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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특별법 통과가 가장 보람된 순간”

한겨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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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8월 당 대표에 선출된 지 192일 만인 9일 당 대표에서 물러났다. 가장 보람된 일로 제주 4·3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꼽았고, 후회되는 순간은 “너무 많아서 떠오르지 않을 정도”라고 했다. 당 대표가 된 뒤 대선주자 지지도를 까먹었지만, 이 대표는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 전에 지난해 여름으로 돌아갔어도 비슷한 선택을 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표로 일한 기간은 짧았지만, 많은 일이 있었다”며 “국회에서는 422건의 법안을 포함해 480건의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찰·경찰·국가정보원 개혁 법안,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복합기업집단 감독법)을 통과시킨 것을 성과로 내세웠다. 이어 이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고, 지방의 자율성을 높이는 지방자치법도 32년 만에 전부 개정했다”며 “제주 4·3특별법을 사건 73년 만에 배보상의 근거규정을 두도록 전면 개정했고, 5·18 관련 3법도 의결해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웠다”고 강조했다.

고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을 계기로 국회 통과가 더 절실해진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는 원칙적 입장만 밝혔다. 이 대표는 “차별금지법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단, 종교계 내부에서 우려가 있는 것은 현실”이라며 “그걸 감안해서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가 진척되길 바란다”고 했다. 당 대표를 하기 전만 해도 1위였던 대선주자 지지도가 3위까지 내려간 데 대해선 “지지율 하락은 저의 부족함과 정치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엄중 낙연’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것과 관련해 “제가 엄중하게 보겠다고 얘기했던 시기는 국난극복위원장 때였다. 국난극복 이외의 것에 관여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그런 태도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해 초 언론인터뷰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필요성을 언급해 논란이 일었던 데 대해선 “당장 하자는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모든 문제가 그런 것처럼 국민의 마음을 좀 더 세밀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아픈 공부가 됐다”고 했다. 다만 그는 당시의 발언에 대해 “우리 국민의 마음이 너무 갈라졌다는 걸 평소 문제의식을 갖고 심각하게 생각해왔다. 그 일부로 사면에 대해선 언젠가 해야 할 과제로 생각했던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대선 주자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정치인 윤석열’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우선 그런 얘기를 할 만큼 그분을 잘 모른다. 검찰총장 임명장 받고 그 다음 날 총리실에 인사하러 온 게 그분을 접촉한 전부”라며 “그 정도 접촉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건 오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강조하는 신복지체계와 이재명 경기도시자의 기본소득이 비교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그 두 가지 제도를 단순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대표직을 내려놓았지만, 4·7 재보궐선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지휘한다. 그는 “이번 선거가 보궐선거여서 (서울·부산시장) 임기가 길지 않다”며 “짧은 임기 동안 정부와 매번 싸우는 정권심판론자에게 주민의 생활을 맡기는 게 현명한 것인가, 아니면 정부와 협력하고 정부로부터 얻어낼 건 얻어가면서 서울(·부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그런 길을 선택할 것인가. 주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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