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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중국군 최고위급, 미중 충돌 경계…"투키디데스 함정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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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치량 중앙군사위 부주석, 전인대 토론회서 국방비 확충 주장

연합뉴스

미중 갈등(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군 최고위급 장성이 미국과 중국간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9일 전했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쉬치량(許其亮) 부주석은 지난 5일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 연례회의 집단토론에서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기존 강대국이 신흥 강대국의 부상을 우려해 견제에 나서면서 결국 두 강대국이 충돌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미중간 충돌이 필연적이라는 근거로 이용된다.

쉬 부주석은 "투키디데스의 함정 및 국경 소란 등에 직면해 군이 역량향상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단합과 종합적인 능력의 향상이다. 강하면 장기적인 안정을 누리고 무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이미 경제적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70% 이상인 만큼 이미 강대국으로 가는 새로운 장의 핵심적 위치에 서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쉬 부주석은 군 최고계급인 상장(上將)으로, 시진핑(習近平) 주석에 이어 중앙군사위원회에서 2번째로 지위가 높고 25명으로 구성된 중국공산당 권력기구 중앙정치국의 위원이기도 하다.

중국 지도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위험성을 낮춰보려고 했으며, 시 주석 역시 2015년 미국 방문 당시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지면 안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신임 행정부 출범을 전후해 추이톈카이(崔天凱)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것은 선택에 달려있다"고 말했고,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미중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만큼 쉬 부주석의 발언은 중국 고위급 인사로서는 드물게 미중간 충돌 위험을 인정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쉬 부주석 뿐만 아니라 웨이펑허(魏鳳和) 국방부장(장관)은 6일 "미중 양자관계의 주된 분위기는 봉쇄와 반(反) 봉쇄일 것"이라면서 "중화민족 부흥의 전 과정에서 봉쇄와 관련한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 국가안보는 고위험 시기에 진입했다"면서 "훈련과 전투 대비태세를 철저히 강화하고 강한 적을 이기기 위한 전략적 능력을 향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전인대 연례회의 군 대표단 대변인인 우첸(吳謙)은 패권주의의 대두 및 주변국과의 영유권 분쟁을 거론하며 "현 상황이 복잡하며 천하가 태평하지 않으니 국방이 강대해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은 이번 전인대 연례회의에서 올해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6.8%(약 820억 위안·14조2천여억 원) 늘어난 1조3천553억여 위안(약 235조 원)으로 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 6.6%보다 0.2%P 상승한 것으로, 2년 연속 6%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공기부양정에서 내린 중국군 병력과 탱크가 상륙작전을 하는 장면
[중국중앙(CC)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시사평론가 쑨자예(孫嘉業)는 홍콩매체 명보 기고를 통해 중국의 홍콩 선거제도 개편 추진에 대해 "올해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되는 해"라면서 또 "창당 기념일 7월 1일은 홍콩 반환 기념일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2003년 이후 매년 7월 1일 홍콩은 (시위로) 중국을 기분 나쁘게 했는데, 중국은 한번 고생으로 영원히 편해지기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봤다.

그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건군의 상징인 1927년 난창(南昌)봉기는 국민당 통치를 전복하려던 것"이라면서 "일각에서는 2027년 중국의 건군 100주년 목표 중 하나가 중화민국(대만)의 법통을 끝내는 것이라고 추측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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