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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연합시론] 느슨해진 경계심 속 집단감염 속출…제4차 유행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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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봄기운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소비ㆍ외출 심리가 한꺼번에 분출하고 있다. 지난 주말 전국의 백화점, 아웃렛, 관광지, 유원지 등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하루 수백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제4차 대유행이 임박했다는 경고음이 울리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바이러스 전파가 용이한 소위 3밀(밀집ㆍ밀접ㆍ밀폐)의 환경인데도 일부 매장의 경우 사람이 하도 많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애초부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은 물론 2019년에 비해서도 매출이 크게 늘었으니 소비 시장만 보면 우리 사회가 거의 정상을 회복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포근할 날씨에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대한 피로감, 백신 접종 시작에 따른 경계심 약화까지 겹치면서 '보복 소비'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시기이다. 이러다 자칫 백신 접종의 효과가 나타나기도 전에 지금까지 보지 못한 더 큰 유행을 겪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코로나의 최대 무기가 사람들의 방심이라는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9일 0시를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는 하루 만에 다시 400명대를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 사이 가장 많은 446명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집단 감염이 속출한 가운데 각종 사업장, 동호회, 지인 모임 등은 물론 오랜만에 등교 수업을 하는 학교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졌다. 또 전날까지 최근 2주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의 비율은 23.3%이다. 5% 미만을 유지한다는 방역 당국의 목표에 비춰볼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방역 사각지대가 많다는 뜻이다. 최근 정부가 확진자 조기 발견을 위해 현재 하루 평균 23만 건인 진단 검사를 50만 건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이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도 우려스럽다. 누적 182명인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중 국내에서 감염된 사람은 44명인데 이 중 9명이 전날 하루에 나왔다. 변이가 지역 사회에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는 징후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의 우세 종으로 자리 잡게 되면 백신의 예방 효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사회적 긴장감 이완이 뚜렷하게 나타났던 지난 주말의 방역 성적표는 일주일 후에나 나온다. 많은 전문가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쯤 4차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3차 유행이 채 진정되기도 전에 더 큰 규모의 유행이 시작되면 코로나 종식의 길은 더욱 멀어지게 된다. 조금이나마 되찾은 민생과 일상의 활력도 다시 힘을 잃게 될 게 뻔하다. 백신 접종을 통한 국내의 집단 면역은 연말이나 가능한 상황이다. 접종 후 감염 사례에서 보듯 백신이 코로나의 공격을 막는 강력한 방패이기는 하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고삐를 늦추지 말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이다. 정부는 오는 12일 새로운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율과 책임에 초점을 맞춘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도 검토 중이다. 경제와 방역이 조화를 이루는 최적의 균형점을 모색하되 잘못된 메시지로 상황을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도 자신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경계심을 풀지 말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등 조금 더 힘을 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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