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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투기조사·보선·변창흠 ‘안갯속 부동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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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 조사 ‘3기 신도시’ 방향타

서울시장 결과따라 ‘2·4대책’ 영향

변창흠 거취도 ‘공급 큰그림’ 변수

헤럴드경제

LH 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재활용사업장 인근 토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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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조사가 본격화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시계제로’에 빠졌다. 투기 전수조사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 경질론이 제기되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거취 문제가 부동산 정책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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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사 결과 어느 정도의 투기 의혹이 추가되는 지에 따라 3기 신도시 등 공공 주도 사업의 향방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도 주목된다. 2·4 공급 대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서울시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야권이 당선되면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변 장관의 경질론도 이어지면서, 그의 거취에 따라 ‘변창흠표 대책’인 2·4 대책의 시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높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만명이 넘는 1차 전수조사 결과는 이르면 오는 11일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3기 신도시와 과천 과천지구, 안산 장상지구 등 8개 택지를 대상으로 택지지구 지정 5년 전부터 지정 시까지 토지 거래를 조사하고 있다. 1차 조사 대상인 국토부와 LH 직원만 보면 1만4400여명이며 지자체와 지방공기업까지 포함하면 2만3000명에 달한다. 이들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까지 합하면 조사 대상은 10만명이 넘어갈 전망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민의 공분이 가라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 의혹 많이 나오면 공공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공급정책이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예상보다 적을 경우엔 부실 조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차명으로 매입한 부동산의 경우 조사가 쉽지 않기 때문에 조사 기간이 길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수조사 기간이 길어지면 다음달 예정된 수도권 11만가구의 2차 신규택지 발표와 7월로 예정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내달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어느 후보자가 당선되는냐에 따라 2·4대책 실행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 여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엔 큰 틀의 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후보는 현 정부 기조와 같은 공공 주도 공급을 공약했다.

반면, 민간 주도 공급을 내세운 야당 후보가 당선되면 정책이 재검토될 전망이다. 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민간 주도 공급대책의 추진을 공언했다. 재건축·재개발사업 규제 완화 등이 예상된다.

정부는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의 공모를 오는 5월 중 진행해 7월 후보지 확정에 나설 계획이지만, 서울시의 협조 여부에 따라 추진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

LH 직원들의 토지 매매 당시 LH 사장이었던 변 장관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변 장관 해임 요구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LH 직원의 투기 의혹 10건 중 9건이 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한 시기(2019년 4월∼2020년 12월)에 이뤄져 당시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여기에 최근 변 장관이 ‘신도시 지정을 알고 투자한 것은 아닐 것이다’ 등 LH 직원의 투기 의혹을 두둔한 듯한 발언을 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2·4 공급 대책을 진두지휘한 변 장관이 LH 투기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불명예 퇴진할 경우 정부 주도의 공급대책은 다시 혼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대적인 전수조사에 따라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 실행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택 공급대책의 근간은 공공이 주도하겠다는 것인데 전수조사를 통해 공공을 뒤집어엎으면 관련 업무가 마비되는 등 2·4대책 실행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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