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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국회M부스] 지지율 '따상' 윤석열 등장에 꿈틀대는 野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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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보호" 외치며 김한길 만난 윤석열..지지율은 '따상'

"그런 걸 물어보시면 답하기 곤란한데... 암튼 최근 김한길 전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난 거 같아요. 김 전 대표는 휴대폰을 끄고 잠행에 들어갔어요. 그래서 더 드릴 말씀은 없고요. 두 사람이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민주당에 오래 몸담았던 김한길 전 대표의 한 측근은 MBC와의 통화에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만난 적이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측근 인사는 '두 사람이 만나서 어떤 내용을 주고받았는지는 윤 전 총장 쪽에서 들으라'고 말을 아꼈는데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불과 닷새.

하지만 여의도 정치권의 정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윤 전 총장을 이제 '정치인 윤석열'로 이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어제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KSOI의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지지율 32.4%로 여권의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누르고 1위를 기록했습니다.

불과 6주 전 실시된 같은 여론조사에서 14.6%였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같은 기간 무려 17.8% 포인트나 급등하며 2배 이상 오른 이른바 '따상'에 성공한 건데요.

(참고로 두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각각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현 정부에 누적돼 있던 중도층의 불만이 정치인 윤석열에게 몰려간 것 같다"며 "LH 의혹 등 불법적 사안들이 터지면서 정의와 상식을 외친 윤 총장이 상승효과를 봤다"고 평가했습니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순간에도 언론 앞에서 '정의와 상식', '국민 보호'를 외치는 등 사실상 대권 경쟁에 뛰어든 '정치인 윤석열'의 등장.

그동안 깊은 잠에 빠져있던 야권 잠룡들을 서둘러 대권 가도로 불러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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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황교안, 윤석열 사퇴 직후 SNS서 자신의 '힘' 강조

윤 전 총장 사퇴 직후 급하게 등장한 대표적인 야권 잠룡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입니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4.15 총선 당일, 참패가 확실시되자 당대표직에서 물러나 야인으로 살아왔는데요.

그동안 물밑에서 여러 사람에게 정계 복귀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진 황 전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사퇴 다음 날 곧바로 정계복귀 의사를 밝혔습니다.

"나라로부터 큰 혜택을 받은 내가 이렇게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보잘것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겠다." (지난 5일, 황교안 전 대표 SNS 中)

그랬던 황 전 대표가 사흘 만에 또 후배 검사들에게 "국민만 보고 직에 충실해 주기 바란다. 미력이나마 나도 힘이 닿는 대로 지원하겠다"고 자신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최근 황 전 대표에게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국민의힘의 한 전직 국회의원은 "최근 윤 전 총장이 검찰의 이미지를 정의의 사도처럼 탈바꿈시키자 검찰 출신인 황 전 대표가 윤 총장의 등에 올라타려는 의도"라며 "황 전 대표가 말하는 보잘 것 없는 힘은 대선에 나가 보수를 재건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습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황 전 대표는 최근 대선 캠프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민의힘의 윤 전 총장 영입 여부와 상관없이 황 전 대표는 자신만의 대선 스케줄을 진행할 것이란 전언입니다.

하지만 가장 최근 실시된 KSOI와 리얼미터 조사에서 황 전 대표의 이름은 10여 명의 여야 대선 후보군에도 끼지 못하는 등 아직은 존재감을 찾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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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사냥개' 치부한 홍준표..'제3지대' 역할 노리나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윤 전 총장 사퇴 전후로 윤석열 검찰을 거칠게 비난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조폭', '양아치', '사냥개' 등의 표현을 써가며 연일 검찰을 호되게 질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검찰 조직을 향해 "검찰이 인권 옹호기관으로 역할을 한 일이 한 번이라도 있었느냐. 문 대통령에게 검찰이 수술 당하고 있는 건 자업자득"이라는 조소를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홍 의원은 MBC와의 통화에서도 "윤 전 총장이 지금은 법치주의와 정의를 대표하는 듯 행동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게 다 허상이라는 게 세상 밖에 나올 것"이라며 윤 전 총장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단순히 윤석열의 지지율을 말하는 게 아니"라며 "윤 전 총장이 적폐수사한다고 설쳤던 것을 생각해보면 모두 허상이라는 게 곧 드러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홍 의원은 특히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로 촉발될 '제3지대'를 주목하라"고 말했는데요.

그는 "지난해 12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할 때, 이미 야권에 제3지대가 펼쳐질 것이란 공감대를 안 대표와 형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야권 재편 후 제3지대가 형성될 것이고, 이는 현재 야권에 형성돼 있는 제3지대의 확대판이 될 것"이라며 "한 번 두고 보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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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대위 '부위원장' 합류 유승민..일부선 '왜 낮춰갔나?' 의구심

어제 국민의힘에서 발표한 재보궐 선거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명단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부위원장단에 이름을 올린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그 주인공인데요.

원내대표를 지내고 대선 후보까지 지낸 유 전 원내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도 아니고, 왜 부위원장을 수락했을까요?

유 전 대표측 관계자는 MBC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당에서 유 전 대표에게 선대위 참여를 요청해왔고, 유 전 대표는 애초부터 아무런 직위없이 최선을 다해 선거를 지원할 방침이었지만 직위를 맡아달라는 많은 분들의 요청에 어쩔 수 없이 부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수락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유 전 대표와 가까운 또 다른 한 측근 인사는 "이렇게라도 유 대표가 나서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당에서도 중도 표심을 감안해 유 대표의 무게감을 인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 얘기가 들리니까 유승민 전 대표의 마음이 급해졌다는 방증"이라며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등한 이상 유 전 대표는 백의종군 콘셉트 외에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국민의힘의 한 3선 의원도 "유 전 대표는 중도보수층의 대표선수 자리를 이미 윤 전 총장에게 빼앗겼다"며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라는 절박한 위기감의 표현"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에 누가 나와도 대선 지지율 1%는 나올 것이고 솔직히 지지율 1~2%는 지지율이 없다는 얘기"라며 "20여 명의 부위원장 중 한 명으로 끼어서라도 당심을 얻어보려는 의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해 4.15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일찌감치 대권 출마 의사를 밝혔었죠.

이후 '희망 22'이라는 캠프를 만들어 꾸준히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실제로 유 전 대표는 어제 발표된 KSOI 여론조사에서 2.0%,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1.6%의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대선 지지율이 나오지 않으면 자신을 따르는 조직이 균열되고 와해돼 정치 생명이 끝나기 십상"이라며 "본격적인 활동 시기를 재고 있던 야권 잠룡들이 '정치인 윤석열'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급하게 중앙 무대에 복귀하는 형국"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원희룡, 나경원 등 나머지 잠룡들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당분간 기를 펴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3개월을 넘기지 못한다면 윤 전 총장은 물론 야권 잠룡들의 행보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기주 기자(kijul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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