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6647747 1182021030966647747 04 0401001 6.2.6-RELEASE 118 오마이뉴스 0 false true true false 1615254100000

왕자 피부색 걱정? 영국 왕실 '인종차별' 논란

글자크기

해리 왕자·메건 마클 부부 '핵폭탄급' 폭로... 영국 왕실 '곤혹'

오마이뉴스

▲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의 독점 인터뷰를 중계하는 미 CBS 방송 갈무리. ⓒ C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영국 왕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해리 왕자와 마클은 8일(한국시각) 미 CBS 방송이 중계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결혼하고 나서 왕실에서 겪은 일들, 왕실을 떠나게 된 배경 등을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이자 찰스 왕세자의 차남인 해리 왕자는 2018년 할리우드 스타 배우 마클과 결혼했다.

당시 마클은 여성인권운동도 활발히 펼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고, 영국 왕실 결혼식의 전통이기도 한 '남편에 대한 복종 서약'을 하지 않는 등 숱한 화제를 낳았다. 해리 왕자와 마클은 결혼 후 왕실과 여러 갈등이 불거졌고, 결국 지난해 왕실 구성원으로서의 직함과 재정 지원을 포기하고 왕실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마클 "왕실 가족들, 내 아들 피부색 어두울까 걱정"

이날 인터뷰는 해리 왕자와 마클이 영국 왕실을 공식적으로 떠난 이후 첫 언론 인터뷰로 왕실의 내막에 대한 폭탄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 이들 부부가 공개한 내용은 '핵폭탄급'이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마클은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백인 아버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클은 지난 2019년 출산한 아들에 대해 "왕실 사람들이 아이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를 우려한 대화를 나눴다"라며 "그들은 내 아들을 왕자로 만들기 원치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는 해리 왕자가 전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진행한 윈프리는 마클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듯 잠시 침묵했고, 해리 왕자는 왕실을 떠난 이유 중에 인종차별도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다만 마클은 누가 이런 말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당사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는 이유로 언급하지 않았다. 윈프리는 인터뷰 후 별도의 논평에서 "여왕 부부는 해당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분명히 알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마클은 자신의 아들이 왕자 칭호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영국 왕실의 첫 유색인종인 내 아들이 다른 증손자, 증손녀처럼 칭호를 받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왕실의 보호를 받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괴로웠다"라고 호소했다.

"언론의 과도한 사생활 침해... '극단적 선택' 고민도"
오마이뉴스

▲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의 오프라 윈프리 독점 인터뷰를 중계하는 미 CBS 방송 갈무리. ⓒ C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리 왕자와 마클은 영국 언론에도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가십을 위주로 보도하는 황색 언론인 타블로이드 신문들의 무차별적인 사생활 침해와 비방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의 충동까지 겪었다고 말했다.

마클은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라며 "(극단적 선택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머니인 고(故) 다이애나 빈을 잃은 해리 왕자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이 괴로웠다고 강조했다.

찰스 왕세자의 전 부인이자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 빈은 이혼 후 왕실을 떠나고도 국민적 사랑을 받았으나, 파파라치들의 끈질긴 추격을 피하다가 교통사고로 1997년 사망했다.

해리 왕자도 어머니를 언급하며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었다"라며 "왕실 측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원래 그런 것'이라는 대답만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언제부턴가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도 내 전화를 받지 않기 시작했다"라며 "우리 부부에 대한 이해와 지원 부족으로 왕실을 떠나게 됐다"라고 왕실 내 불화를 폭로하며 서운한 감정을 토로했다.

논란의 당사자가 된 영국 왕실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신랄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왕실이 인종차별? "참담하다 vs. 전혀 아니다", 의견 분분

영국 공영방송 BBC의 왕실 출입 기자 조니 다이몬드는 "왕실에서 마클의 첫 아이에 대한 피부색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참담하다"라며 "왕실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흑인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는 "마클의 공개한 내용은 그가 겪은 고통과 잔혹함을 보여준다"라며 "나와 마클의 자녀들이 존중받는 사회에서 살아가기를 바란다"라고 지지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의 딸이자 마틴 루터 킹 재단 대표인 버니스 킹 목사는 "왕실이 인종차별의 황폐와 절망에 대한 방패는 아니다"라며 "마클이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왕실 전기 작가 페니 주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와 마클이 사생활 보호를 원한다면서 왜 이런 인터뷰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왕실은 그들의 품격 떨어지는 보복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왕실을 옹호했다.

1990년대 여왕의 공보관을 지냈던 찰스 앤슨도 "왕실에 인종차별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라며 "해리 왕자와 마클의 결혼도 환영하는 분위기였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영국 정치권은 혹시나 불똥이 튈까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총리는 인터뷰 방송을 보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마클이 주장한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에 대해서도 "존슨 총리는 이 사회에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라고 답하는 데 그쳤다.

제1야당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도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해야 한다고 보는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으면서 "인종차별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논란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영국 왕실과 정치권은 입장을 표명하라는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윤현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