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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파리 교사참수 테러의 시작엔 거짓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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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교사 참수 사건은 13살 소녀의 거짓말에서 비롯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사건 이후 프랑스는 5년만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 대한 공포로 분열됐고, 추가 사건도 발생했다.

경향신문

프랑스 파리 레퓌블릭 광장에 2020년 10월 많은 시민들이 모여 숨진 사뮈엘 파티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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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언론 AFP와 르파리지앵은 지난 7일(현지시간) “교사 새뮤얼 패티 살인사건 관련 수사를 받고 있는 소녀가 최근 자신의 거짓말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Z’라고만 알려진 이 소녀는 프랑스 파리의 한 중등학교에 재학중이었으나, 무단결석을 반복해 학교로부터 정학처분을 받았다. Z가 학교에 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역사 교사 새뮤얼 파티가 수업시간에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무함마드의 만평을 수업시간에 교재로 사용하는 일이 발생했다. 교사는 ‘딜레마’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며 만평이 가져온 논란에 대해 설명했고, 만평을 보여주기 전 무슬림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충격에 대비해 눈을 감고 있거나 복도에 잠시 있어도 좋다고 했다.

당시 정학상태여서 수업을 듣지 않았던 Z는 아버지에게 “교사가 무슬림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나가 있으라고 했고, 교사와 의견에 맞지 않아 이틀동안 수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거짓말이었다. 파리지앵은 “소녀가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Z의 변호인은 AFP에 “친구들이 소녀에게 대변인 역할을 해주길 요청했기 때문에 소용돌이에 갇힌 상황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을 오해한 Z의 아버지는 학교에 교사의 퇴출을 요구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교사를 비난하는 영상을 올렸다. 교사의 신상도 공개했다. 이를 체첸 출신의 한 무슬림 남성이 본 뒤 퇴근하던 교사를 뒤따라가 무참히 살해했다.

이후 프랑스는 다시 한번 표현의 자유 논쟁과 이슬람 극단주의발 테러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다. 불과 몇주 후 니스의 한 성당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끔찍한 살인사건이 또 발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슬람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면서 20여개 이슬람 국가에서 프랑스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있다.

Z의 거짓말은 당시 수업에 있었던 학생들이 교사가 강제로 무슬림 학생들을 쫓아내지 않았다고 증언하면서 뒤늦게 밝혀졌다.

Z의 아버지는 “내가 올린 메시지를 테러리스트가 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어리석은 행동이었다”며 후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Z의 변호인은 “Z가 거짓말을 했다고 해도 이 모든 비극의 책임을 Z에게 돌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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