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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왜곡논문 떠넘기고 수업계속…日바라기 램지어 [이슈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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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2020년 5월 25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 추모공원 벽면에 시민들이 남긴 추모 메시지들이 붙어 있다. 오른쪽은 조선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닌 모두 공인된 매춘부라고 논문에서 주장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자발적 매춘부라는 ‘왜곡 논문’을 내놓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논란에도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며, 첫 공식행사에서 일본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등 ‘일본 바라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램지어 교수의 ‘태평양 전쟁의 성계약’은 인용문 왜곡 등 결론 도출 과정에서 기초적 오류가 있다는 반론이 잇따르고 있다. 위안부 왜곡 논문 게재를 예고했던 법경제학국제리뷰(IRLE)는 램지어 교수에게 학계의 지적에 대한 반론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럼에도 램지어 교수는 “논문과 관련한 향후 토론은 다른 학자들에게 넘기겠다”는 입장을 냈다.

하버드대 교내지 하버드 크림슨은 8일(현지시간) 램지어 교수가 지난달 25일 로스쿨 동료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 “논문 내용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그것은 내 연구의 중심 과제가 아니다”라며 “논문이 자생력을 지니게 됐다”며 발을 뺐다고 전했다.

전범기업 미쓰비시 후원 논란에는

램지어 교수는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논란을 더 증폭시키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의 공식 직함은 미쓰비시 일본 법학 교수. 대표적인 전범기업 미쓰비시 기금으로 연구를 하고, 월급도 미쓰비시로부터 받는다. 이와 관련 램지어 교수는 미쓰비시가 하버드대 로스쿨에 교수직을 만든 것은 수십년 전이고, 현재는 미쓰비시로부터 어떤 조건이나 금전 지원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 정부와의 관계를 부인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지금 내가 왜 그래야 하냐”고 반문한 뒤, 교내 신문에 추가로 이메일을 보내 일본 정부와의 관계는 자신의 논문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가 일본 정부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램지어 교수는 2018년 일본 정부 훈장 ‘욱일장’을 수상했고, 산케이신문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어릴 때 함께 일본에 거주했던 자신의 모친이 아들의 욱일장 수상을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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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하버드대 세미나에 참석한 램지어 교수. 줌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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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장’ 수상… 돈독한 日과의 관계

램지어 교수는 논문 논란이 불거진 이후에도 학교 수업은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 미일 관계 프로그램이 주최한 ‘카를로스 곤 논란과 일본 기업 지배구조’ 온라인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해 일본의 사법제도를 적극 옹호했다.

이 세미나는 보수 축소 신고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곤 전 닛산 차 회장이 일본을 탈출한 사건을 계기로 부각된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 등이 논의된 자리였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미국은 문제의 근원이 무엇이든지 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미국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일본은 아주 안전하고, 범죄율이 낮은 국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곤 전 회장이 일본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으리라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할 것”이라며 일본 사법부에 대해서도 신뢰감을 보였다. 다만 그는 “사람들이 내게 곤 전 회장이 일본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설명할 수 있다’는 답변은 못 하겠다”라며 “그냥 내 직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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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반성을 호소하며 오열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역사왜곡을 규탄하며,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을 위해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2021.2.1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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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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