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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尹 사퇴 뒤 머리 맞댄 고검장들···"중수청 우려, 의견 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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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주재하는 전국 고검장회의가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렸다. 이날 1층 로비에 행사 안내문이 걸려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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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공백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전국 고검장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8일 열린 전국 고검장 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문제에 공감하고 검찰의 존립 문제라는 뜻을 모았다.

대검찰청은 8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청사에서 전국 고검장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 회의는 당초 예정된 종료 시각인 1시를 훌쩍 넘겨 오후 3시 20분까지 계속됐다.

대검은 회의 직후 “(고검장들은) 형사사법시스템의 중대한 변화를 초래하는 입법 움직임에 대한 일선의 우려에 인식을 같이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방향으로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적극 개진하기로 했다”는 차분한 메시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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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철 서울고검장(왼쪽부터), 오인서 수원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고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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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없는 檢 “고검장 소통 강화”



고검장들은 이날 회의에서 윤 전 총장 사퇴 이후 술렁이는 검찰 조직을 어떻게 추스를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칫 혼돈 상태에 빠지기 쉬운 조직의 안정을 위해 30여년 이상의 다양한 법조 경험이 쌓인 고검장들이 산하 지검들과의 소통을 강화함으로써 ‘복무 기강’을 확립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또한 고검장들도 중수청 설치가 조직의 존폐 문제에 대한 문제라는 데 공감하고, 향후 절차에 따라 국민들에게 적극적이고 충실하게 설명하자는 뜻을 모았다. 그러나 설명 방식에 대해서는 고검장 사이에서 온도차가 있었다고 한다. 과한 반발이 자칫 ‘조직 이기주의’로 비치거나 여권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검찰에 대해 “대다수 검사의 묵묵한 노력에도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견제와 균형, 인권보호를 위한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히면서 수사‧기소 분리를 위한 중수청 설치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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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법무부ㆍ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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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문제, 검찰이 수사못한다?



이날 예정보다 길어진 회의석상에는 LH 문제도 잠깐 화두로 올랐다고 한다. 통상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됐을 주요 사안이 ‘검찰개혁’ 후속 조치인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 수사 범위 밖이 됐기 때문이다.

한 참석자는 회의 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이미 수사권을 빼앗겼기 때문에 검찰 스스로 LH 수사에 나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검찰은 올해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중대범죄만 직접 수사한다. 부패·경제범죄 중에서도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대상은 4급 이상 공직자나 3000만 원 이상 뇌물 사건으로 한정된다. 현재 확인된 범법 행위 대상자는 LH 직원들인 만큼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 지배적인 풀이인 상황이다.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주재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조상철 서울고검장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장영수 대구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등 6명이 참석했다. 대검에서는 조종태 기획조정부장과 박기동 형사정책담당관, 전무곤 정책기획과장이 배석했다.

전국 고검장 회의가 열린 것은 지난해 7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은 수사지휘에서 손을 떼라’는 내용으로 행사한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수사지휘권에 대응하기 위해 소집된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김수민‧강광우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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