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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삼성 美반도체 셧다운 손실 수천억 전망…조기가동 왜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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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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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 반도체 공장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매출 손실이 최대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00여명의 전문가를 급파해 재가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반도체 생산라인의 특성상 조기 가동에 난항을 겪고 있다.

8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미국 현지정부가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의 전력공급을 중단하기 직전까지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전달했다.

업계 한 인사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인근에서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업계 1, 2위의 NXP와 인피니언도 시당국에 같은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며 "현지 전력상황이 워낙 심각해 이런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우려에도 단전…수천억 손실 현실화

시당국이 한파와 폭설에 따른 난방용 전력 수요 부족을 이유로 산업용 전력 공급을 중단한 지 사흘만에 전력 공급을 재개했지만 지역 내 반도체 공장 셧다운은 이날까지 21일째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업계의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의 지난해 매출이 3조9000억원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일 100억원씩, 최근 3주 동안 이미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 다음달 중순까지 셧다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데다 제품을 적기에 납품하지 못한 데 따른 위약금 등까지 고려하면 손실이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전력이 공급된 뒤에도 재가동이 늦어지면서 생산라인 최적화 작업에 예상보다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번 멈추면 적어도 수주, 많게는 수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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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공정은 한달 이상에 걸쳐 반도체 기판인 웨이퍼를 씻어내고 회로를 그린 뒤 화학물질로 깎고 녹여 쌓아올리는 600여개의 작업으로 진행된다. 이런 과정이 먼지 한톨도 용납되지 않는 클린룸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수준인 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번 생산라인을 멈추면 설비를 나노미터 수준으로 재설정하는 데 적어도 수주, 많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반도체 공정에서 설비 설정 노하우는 불량품을 최소화하는 수율 확보에 이어 수익성과 직결된다. 삼성전자가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보다 수익성이 높은 비결로도 제품 자체의 기술력 외에 설비 설정 노하우를 들 수 있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인사는 "수백가지 공정에서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전체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양산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가동이 상당기간 중단된 상황이기 때문에 사실상 라인을 신설하는 수준으로 준비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日도시바 15분 셧다운 때 재가동에 한달반 이상 걸려

로이터통신도 오스틴 지역 반도체 제조업협회의 에드워드 랏슨 CEO(최고경영자)를 인용해 "전력과 물, 가스 등을 공급받고 있지만 장비를 재가동하고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매우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이라고 보도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생산라인이 어느 범위에서, 얼마나 오래 가동 중단됐는지에 따라 재가동에 필요한 설비 설정 등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며 "사흘 동안 전체 라인이 멈췄기 때문에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도시바메모리 욧카이치 반도체공장이 2019년 6월 15분 동안 정전으로 가동 중단됐을 당시에는 재가동까지 한달 반 이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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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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