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업손실 보상을 위해 소상공인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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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19조5000억원 규모다. 정치권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상임위원회별로 예비심사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추경안 심사에 돌입한다.
문제는 추경 처리 시점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적어도 3월 이내에 본회의에서 추경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재난지원금은 ‘하필 지금’이 아닌 ‘반드시 지금’이어야만 한다. 하루하루 위태로운 민생 앞에서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등 야당은 4월 재보궐 선거를 겨냥해 정치적인 접근을 한다고 비난한다. 더불어 추경 사업 중 선심성 혹은 불필요한 지출은 최대한 줄여야 하기에 ‘현미경 심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원 대상 관련해서도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사업자 등록도 하지 않고 납세의무도 지키지 않는 노점상 4만곳을 정치권의 요구에 굴복, 이번 지급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와 관련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그간 농가의 지원금 지급 요구를 거부할 때마다 소득 감소분을 명확히 산출할 수 없다고 했는데 우리보다 소득 파악이 더 어려운 노점상을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자영업자도 허탈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추경안을 보면 전년 대비 매출이 줄어든 자영업자만 4차 재난지원금 대상자가 되기 때문.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집단행동 조짐도 보인다.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 위협을 느껴 점심 저녁 장사를 아침까지 최대한 확대했다. 또 직원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온 가족이 뛰어들어 배달도 직접하며 버텼는데 열심히 산 결과가 이렇다니 정말 허탈하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왜 매출 기준이냐, 순이익은 더 떨어져 집에 가져가는 돈은 줄어들었다” “배달 매출이 증가하면 플랫폼에 내야 하는 수수료, 배달대행비, 일회용품 비용 등이 같이 늘어나 순익이 떨어지는데 이런 건 왜 반영하지 않느냐” 등 반발이 거세다.
▶농어업인 반발하자 지원 검토
문제는 이처럼 모호한 기준에 정치권도 가세해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추경안에 포함안 된 농업인 반발이 커지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농민 지원을 가장 우선해서 보완토록 심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농어업계 피해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며 어업인까지 포함시켜야 한다며 거드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전체 추경 규모가 크게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별 지급을 하게 되면 계속 형평성의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매출액 등 관련 기준을 명확히 세우고 투명하게 집행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9호 (2021.03.10~2021.03.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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