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중복청약 막차?…SK바이오사이언스에 돈 몰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투데이

출처=금융위원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투데이

출처=금융위원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첫 대어급 기업공개(IPO)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이 오는 9일부터 시작된다. 대표주관사와 인수주관사인 증권사는 밀려드는 청약 문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말 제도개선으로 ‘균등청약’을 받을 수 있는데다 아직까지 증권사마다 청약을 넣는 ‘중복청약’도 가능해서 최대한 계좌를 많이 확보하려는 ‘꼼수’도 횡행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4일과 5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4만9000원~6만5000원)를 확정하고 9~10일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청약은 총 6개 증권사에서 가능하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SK증권, 삼성증권을 통해 청약에 도전하려는 투자자는 최소 8일까지는 증권사 계좌를 만들어야 한고,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는 청약기간 내에도 비대면 계좌 개설 시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청약시작 시간은 오전 9시가 아닌 10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시를 통해 “청약 당일 청약 업무가 몰리면서 트래픽 증대에 따른 지연장애가 발생될 수 있어 개시시간을 10시로 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청약 당시 접속 증가로 일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먹통이 되는 등 장애를 겪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흥행을 점치는 분위기다. 실제 영업점의 분위기도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관·인수 증권사의 영업점은 청약을 위한 계좌개설 문의가 이어지면서 다른 업무가 지연되고 있을 정도다.

한 증권사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는 “평소 공모주 투자를 즐겨 하시는 VIP 고객들은 자식과 손녀·손자 계좌를 만들기 위해 가족관계증명서, 도장까지 가져와 계좌를 개설한다”면서 “균등배분을 이용해 최대한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식 2295만 주 가운데 일반청약자의 배정물량은 25%인 573만7500주다. 이 중 50%(286만8750주) 이상은 청약자 전원에게 동일하게 나눠주는 균등배정 방식, 이를 제외한 수량은 청약증거금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배정이다. 지난해 12월 공모주 청약제도 개선으로 올해 공모주에 처음 적용되는 방식이다.

주관사 6곳의 최소 청약 단위는 10주다. 공모가 상단 기준 최소 청약금액은 65만 원인데, 청약증거금은 청약금액의 50%만 넣으면 된다는 점에서 32만5000원만 있어도 최소 1주는 받을 수 있다. 지난해 SK바이오팜, 빅히트 등에 1억 원을 넣어도 몇 주 밖에 받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돈 놓고 돈 먹기’와 같았던 청약 시스템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증권사 간 중복청약이 가능하다는 점은 제도의 허점이다. 종전에는 돈이 많을수록 공모주를 많이 살 수 있었다면 지금은 계좌수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사람이 공모주 청약에 유리해졌다. 일부 투자자들이 가족 계좌는 물론 차명계좌까지 만드는 이유다.

사실상 중복청약은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방지할 시스템은 없다. 주인도 감시카메라도 없는 편의점인 셈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6개 증권사에서 모두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32만5000원씩 6개 계좌에 돈을 넣어놓으면 최소 6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내 중복청약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시행령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중복청약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증권사가 일반청약자의 청약정보를 증권금융 시스템에 제공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소집 활용 근거를 자본시장법에 마련해야 한다. 시행령이 만들어져야 증권금융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스템 미비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급 IPO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장외시장에서 주당 20만 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대한 공모주를 많이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손엄지 기자(eom@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