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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오차범위]1%로 시작했던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는 독일까 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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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임기를 4개월 여 남기고 물러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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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표를 던졌다.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추진을 사퇴의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의 사의 표명을 사실상의 대권 도전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초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인사 갈등을 겪으면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 설문 문항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윤 총장의 지지율은 1%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과 갈등을 빚으면서 10%대 지지율을 기록하자 윤 총장은 어느 순간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여야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윤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총장의 사퇴에도 정권이 폭주를 멈추지 않는다면 온 국민이 나서서 불의와 싸울 때가 왔다"고 밝혔다.

반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은, 뜬금없는 처신"이라며 "윤 총장의 정치 진입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퇴 직전 움직임과 사퇴의 변은 정치 선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사퇴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윤 총장이 차기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은 여야가 일치한 셈이다.

관건은 윤 총장의 사퇴가 윤 총장 지지율에 호재로 작용할지, 악재로 작용할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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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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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의 이름이 여론조사 설문 문항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초다. 지난해 1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간부급 인사가 윤 총장의 '손발 자르기'였다는 비판이 나온 직후인 1월14~16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은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 1%에 불과했다.

당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4%, 이재명 경기지사는 3%였고, 야권에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9%),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4%) 등이 한 자릿수 지지율을 얻었다.

같은 해 6월까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1~3%대에 묶여있던 윤 총장의 지지율은 검언유착 사건을 놓고 윤 총장과 추 장관의 갈등이 격화된 7월 7%로 상승하며 이낙연(24%)·이재명(13%)에 이어 단숨에 3위로 뛰어올랐다.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직무배제로 추-윤 갈등이 극대화된 지난해 12월에는 윤 총장의 지지율이 13%까지 상승했고, 반대로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은 16%로 소폭 하락,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20%까지 상승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권과 대립각을 세울 때마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상승한 셈인데,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의미 있는 지지율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총장직 사퇴로 여론의 주목도가 크게 상승하면서 당분간 지지율이 상승할 수는 있지만,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만큼 정권과 대척점에 설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기 어렵고 정치적인 행보를 하기위한 활동 무대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윤 총장이 제3지대에서 세력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 행'을 택하기보다는 제3지대에서 움직이면서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과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지지층을 끌어안으려고 시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6일 "본인이 보수 정당으로 가면 자기 부정이 될 수도 있어 제3지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윤 총장이 제3지대에서 대선을 노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박 대표는 "제3의 후보가 그렇게 (대선에 출마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과 손을 잡기는 힘들다. 적폐 청산의 총대를 멘 적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속으로는 복잡하고, 윤 총장도 들어가기가 힘들 것"이라며 "일단 제3지대에서 메시지 관리를 할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고 내다봤다.
yos54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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