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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신도시 토지거래 전수조사 지시…“투기 의혹 싹 털고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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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한 뒤 당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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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참모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3기 신도시 토지거래 여부 전수조사를 지시하는 초강수를 뒀다. 문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직후 “국토교통부·엘에이치 직원·가족 토지거래 전수조사”(3일) “뿌리깊은 부패구조 발본색원”(4일) 등 강도 높은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엄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이번 사건이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뿌리부터 흔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티타임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이 사안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아파트값 급등 등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민심이 악화되자 문재인 정부는 변창흠 엘에이치 사장을 긴급 투입해 지난달 4일 2025년까지 전국 대도시권에 약 83만호의 주택을 건설하는 “특단의 공급대책”을 내놨다. 그런데 2·4 공급 대책을 집행하는 기관의 전·현직 직원들이 후속 조처로 발표된 광명·시흥 신도시 땅을 사전에 매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남으로써 당장 2·4 부동산 대책의 근본이 흔들릴 위기에 놓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국민들의 신뢰를 못 받으면 효과가 없다. 게다가 주무부서, 주무기관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드러난 만큼 이 문제를 싹 털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궐선거도 청와대가 신속하게 움직인 이유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2·4 부동산 대책으로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잠재운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봤는데, 이 사안이 민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부동산 관련 여론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4%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 참모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지시한 것은 청와대만 ‘예외’로 해 굳이 오해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앞서 청와대가 국토부, 엘에이치, 관계 공공기관 등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자 야당은 “이 정부는 재보궐선거를 앞둔 서울시 관계자, 청와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를 미리 (전수조사에서) 제외해드리는 예우를 빼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청와대가 ‘솔선수범’하겠다고 나선 데엔 혹시 모를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제거하겠다는 뜻이 담긴 셈이다.

파문을 서둘러 수습하지 않으면 정권에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문 대통령은 ‘구의역 김군 발언’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변창흠 장관을 내세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했지만 정작 변 장관은 투기가 벌어진 당시 엘에이치 사장을 맡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상조 정책실장을 통해 변 장관에게 ‘전 엘에이치 사장으로서 이 문제에 비상한 인식과 결의를 가지고 임해달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전수조사를 통해 이 사안이 엘에이치의 구조적인 문제로 드러날 경우 변 장관이 취임한 지 두달여 만에 책임론을 넘어 경질론까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정권 내내 부동산에 발목 잡힌 정부’로 남는 것만은 어떻게든 피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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