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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박범계 "검사들 서운함 이해... 차기 총장 인선 실질적 준비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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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광주고검·지검 방문 자리서 발언
"검사의 장관 비판도 여론... 헤아릴 것"
尹 후임 인선 기준, 구체적 언급 피해
한국일보

박범계(오른쪽 두 번째) 법무부 장관이 5일 광주고검·지검 방문을 마친 뒤, 청사 바깥으로 나오고 있다. 맨 왼쪽은 구본선 광주고검장이며, 맨 왼쪽은 여환섭 광주지검장이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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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해 5일 일선 검사들에게 “서운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업무 공백이 없도록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을 향한 검찰 내부의 비판에 대해서도 “그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도록 하겠다”며 다독이는 모습을 취했다.

박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윤 전 총장 사퇴의 직접적 계기가 여권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추진이었다는 점을 감안, 향후 검찰 조직의 반발 기류 확산을 막기 위한 ‘유화 메시지’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수청 설치 논란이 현재진행형인 데다, 차기 검찰총장 인선 과정에서 또 다른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광주고검ㆍ지검 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윤 총장 사퇴로 검찰이 크게 동요하진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검찰 내부통신망에 자신을 ‘직격’한 글이 오른 것과 관련해서도 “법무부 장관은 일선 검사들로부터 칭찬만 받는 자리가 아니다. 뭐라고 이야기를 해도 그것 역시 검사들 여론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충격에 빠진 검찰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일단은 ‘포용’의 제스처를 보인 셈이다.

문제는 윤 전 총장 사퇴의 맥락을 고려할 때, 차기 검찰총장이 누구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검찰 조직이 하루빨리 안정될 수도, 불안정 상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윤 전 총장 후임자를 뽑는 실무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박 장관은 차기 검찰총장 인선을 위한 ‘실질적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면서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를 조속히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현재 후보추천위의 외부 위원 인선 절차에도 착수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차기 총장 인선 기준에 대해 “머릿속엔 있지만,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상의도 하고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지역 매체와의 대담에서도 “주말과 휴일 깊이 숙고하고, 논의할 채널과 상의한 뒤 차기 총장에 대한 가닥을 잡아갈 것”이라고만 했다.

윤 전 총장 사퇴에 대해선 거듭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 장관은 “임기를 지켜주시면 좋았겠는데, 불과 4개월 남겨놓고 사표를 내셔서 안타까운 마음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 전망을 묻는 질문엔 “제가 답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언급을 피했다.

이날 광주지검 평검사들과의 간담회에선 “수사권 개혁에 따른 문제점, 첨단화ㆍ지능화하는 새로운 전문범죄에 누가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많이 들었다”고 박 장관은 전했다. 이에 앞서 그는 광주고ㆍ지검 도착 당시 “중수청 관련 법안은 시한을 정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에서도 국민 공감을 얻는 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검사들이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중수청보다 더 중요한 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 중인 수사권 개혁에 따른 제도 안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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