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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무리한 중수청 추진, 계산된 것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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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윤석열 전 총장의 사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등 떠민 것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합니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3월 4일 오후 2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검찰청에서 한 사퇴의 변)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퇴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신설에 반대하는 동시에, 자신의 사퇴로 반대 여론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인 듯하다. 민주당과 척진 상태에서 국회 설득도 불가능하고, 현 정권에 대한 수사로 대통령의 우호적 태도도 기대하기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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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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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법의 골자는 검찰에 남아 있는 6대 범죄 수사권을 중수청에 이관하고 검찰에 기소권만 남기는 것이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윤 전 총장은 검찰의 와해를 방관한 검찰총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이번 파동을 표면 그대로 봐야 할까? 아니면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할까?

나는 이 법안 추진이, 검찰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윤 전 총장을 사퇴시키기 위해 계획된 치밀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중수청 설치는 불가능하다는 사실과 윤석열 사퇴 선언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반응이 이를 증명한다.

먼저 헌법상 중수처 설치는 불가능하며, 다른 법과 충돌로, 중수청만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없다. ① 헌법 제89조에 검찰총장이 명기되어 있다. 수사권을 중수청에 넘기면 검찰은 공소청이 되고 검찰총장은 공소청장이 되는데 이는 불가능해 보인다. ② 헌법 제12조 체포·구속·압수·수색영장, 제16조 주거에 대한 압수나 수색영장 청구는 검사가 하게 되어 있는 등 검사가 수사내용과 절차에 관여하게 되어 있다.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중수청의 원활한 운영은 불가능한 셈이다.

③ 형사소송법과 통신비밀보호법 등 형사법은 검사의 수사권 보유를 전제로 하고 있다. '성폭력처벌법' 26조는 검찰총장이 지방검사장에게 성폭력 전담 검사를 지정하게 하고 이들 담당 검사가 피해자를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중수청이 설치되어도 검사의 수사권을 박탈할 수 없다는 의미다.

중수청 설치, 실제로 가능할까

다음으로 사회적 합의의 부재로 중수청 설치는 불가능해 보인다. 대한변협은 중수청 설립은 검찰 해체를 의미하며, 이는 다양한 문제점을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즉 중대범죄 및 금융·경제범죄 수사 대응에 공백이 생기며, 권력 비리와 같은 중대범죄 수사 능력이 약화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가동에 이어 중수청 설립은 형사법 체계에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중수청 도입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즉 경찰청에 6대 범죄 수사권을 이관하면 되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 위해 중수청과 같은 비대한 기관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없으며, 검경 수사권 조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된 이후 새로운 기관을 만들어야 형사법 체계가 안정되고, 중수청장 후보자를 경찰청장이 추천하는 것은 경찰의 권력을 비대하게 한다는 이유이다.

민주당의 무리한 추진... 이유는

중수청 설치가 불가능한데 민주당은 왜 중수청 설립을 밀어붙이면서 일종의 여론몰이를 했을까? 바로 윤 전 총장의 사퇴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민주당 및 정부와 채널이 단절된 상태에서 윤 전 총장은 중수청법을 막을 방법이 없고, 중수청법이 통과되면 이를 막지 못한 무능한 총장으로 기록될 것이라 사퇴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계산이 깔려 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반응이 이를 증명한다. 윤 전 총장은 3월 4일 오후 2시에 사의를 표명했고, 3시 15분에 문재인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했다. 1시간 15분 만에 기다렸다는 듯이 사의를 수용한 것이다. 민주당 검찰개혁 TF도 윤 전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중수청법 발의와 처리를 미루었다. 그것도 사회적 공감대를 내세우면서 시한도 밝히지 않았다. 중수청 플레이의 목적을 엿볼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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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어민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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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전략은 성공했다고 본다. 지금까지 보여준 의석수의 힘이 윤 전 총장의 무릎을 꿇렸다.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국정원법' 개정안, '경찰청법'개정안, '공수처법' 처리에서 174석의 민주당과 친민주당 계열 5석의 위력을 지켜본 윤 전 총장으로서는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제 친정부적 인사가 검찰총장이 될 것이다. 그러니 더더욱 검찰의 수사권 박탈은 필요가 없게 되었다.

다음은 윤 전 총장의 거취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통령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지율 상승을 도모하려는 목적에서 사퇴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 상황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윤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등을 떠민 형국이라는 의미다. 차기 대선의 결과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선택이 합리적이었는지 여부를 알려 줄 것이다.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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