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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노벨상으로 보는 물리학] 거시 세계의 양자역학 1985년 : 양자 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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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준 기자]
문화뉴스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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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권성준 기자] 양자역학에서 양자라는 단어는 에너지 덩어리를 의미한다. 양자역학이 만들어진 이유는 원자에서 입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가 임의의 값이 아닌 정해진 특정 값만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정한 에너지만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양자화되었다고 말한다. 에너지가 양자화되어 있다는 것은 입자들 간의 에너지를 수송하는 최소 단위가 존재한다는 뜻이 된다.

쉽게 비유를 하기 위해서 공이 있는 상자의 무게를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상자의 무게는 전적으로 공의 개수에 의존하게 된다. 공이 모두 똑같은 무게라고 한다면 상자의 무게는 공의 무게에 정수 배로 비례하게 되며 공 2.1개의 무게는 생각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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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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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양자화 개념을 가지고 이론을 발전시키면서 '슈뢰딩거의 고양이'나 '불확정성 원리'와 같은 해석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양자역학의 이론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입자가 많은 다체계 혹은 거시 세계에서는 양자역학적인 효과 미미해져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양자역학은 아주 작은, 다시 말해 미시세계에서만 성립하는 이론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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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벨 재단 제공 / 클라우스 폰 클리칭


하지만 1978년 물리학자 클라우스 폰 클리칭은 거시계에서 양자역학의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클리칭은 홀 전도율이 양자화된다는 '양자 홀 효과'를 발견하여 이를 보였다.

홀 효과란 1879년 에드윈 홀이 발견한 현상이다. 전기가 흐르는 도선에 수직 방향의 자기장을 가하면 전류 수송 매체가 로런츠 힘을 받아 전류와 자기장에 수직인 또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전류를 만드는 현상이다.

홀 효과는 금속에서 전류의 수송 매체가 전자라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현재는 반도체 분야에서 반도체가 전하를 얼마나 조절할 수 있는지 판단하거나 자기장 센서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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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피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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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효과로 인해 생긴 새로운 전류는 금속의 저항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금속에서 전류가 얼마나 잘 흐르는가를 의미하는 전도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값은 전자의 개수와는 무관하고 저항이라는 금속 자체의 특성과 연관이 있다.

클리칭이 '양자 홀 효과'를 발견한 시기는 반도체 기술이 새롭게 등장하던 시기였다. 반도체 기술을 이용하면 한 겹의 2차원 물질을 만들 수 있고 클리칭은 2차원으로 속박된 전자의 홀 효과를 실험하였다.

클리칭은 절대 영도에 가까운 아주 낮은 온도에서 극단적으로 강한 자기장을 걸어서 홀 효과가 일어나는 방향의 전기 전도율, 다시 말해 저항을 측정하였다. 이 실험을 통해 클리칭은 2차원 금속의 저항이 양자화되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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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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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발달 이후 금속의 전기 전도성은 밴드 구조 이론으로 설명이 된다. 원자에는 원자 번호와 동일한 개수의 전자만 들어간다.

이 전자들은 양자화된 에너지 궤도에만 원자의 개수가 많아지면 선 궤도들이 모여서 띠 모양을 만들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궤도들의 띠를 밴드라고 부른다.

원자가 가질 수 있는 궤도는 여러 개가 있고 따라서 밴드도 여러 개가 있다. 파울리의 배타 원리를 만족시키면서 맨 밑바닥 밴드부터 차곡차곡 전자를 쌓으면 금속이 가질 수 있는 최저 에너지 상태를 만족하게 된다. 이때 가장 높은 밴드의 에너지를 페르미 에너지라고 부른다.

이 페르미 에너지가 금속에 존재할 수 있는 밴드 중간에 걸치면 전자는 작은 자극에도 상위 에너지 밴드로 올라가며 이렇게 올라간 전자들은 금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금속의 전기 전도성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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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밴드와 페르미 에너지 사이의 그래프를 그리면 평행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클리칭의 실험 조건을 사용하면 상황이 약간 달라진다.

극저온 상태에서 강력한 자기장이 걸리면 원자의 궤도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러한 궤도를 특별하게 '란다우 준위'라고 부른다.

궤도가 기울어진다는 것은 밴드가 기울어지기 시작한다는 뜻이며 외부 자기장이 강해질수록 기울기가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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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벨 재단 / 클리칭의 실험 데이터


밴드가 가팔라지다 보면 어떤 밴드는 끝부분이 페르미 에너지 위로 올라갈 수 있을 수 있다. 이때 페르미 에너지보다 높아진 전자는 금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인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의 개수가 많아졌다는 것은 전기 전도율이 증가하였다고 볼 수 있다.

계속해서 자기장을 높일 경우 페르미 에너지를 통과하는 밴드의 개수가 많아진다. 이때 전기 전도율은 페르미 에너지를 통과하는 밴드의 개수에 의존하게 되며 따라서 전기 전도율이 양자화되는 것이다.

만약 1개의 밴드가 페르미 에너지를 통과하는 순간의 전기 전도율을 1이라고 하면 2개의 밴드가 통과하면 2가 되고 3개의 밴드가 통과하면 3이 되는 식으로 양자화된다.

클리칭은 '양자 홀 효과'의 발견으로 198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이 현상은 거시계에서 양자역학의 효과가 발견되는 현상 중 하나라고 받아들여진다.

더욱이 '양자 홀 효과'를 설명하는 방법에는 '란다우 준위' 말고도 위상 수학을 도입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으며 현재에도 물리학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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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과학] 거시 세계의 양자역학 1985 노벨 물리학상: 양자 홀 효과

2차원 금속의 홀 전도율이 양자화되는 현상
'란다우 준위', 위상 수학 등으로 설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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