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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예계 학폭 논란

“손실만 200억+α”…코로나 보다 무서운 학폭 [연예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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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박혜수(왼쪽), 지수.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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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연예계가 잇단 학교폭력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나은 현아 츄 수진 민규 진달래 요아리 등 가수들은 물론 지수, 박혜수, 조병규, 최예빈, 김동희, 김소혜 등 배우들까지, 스타들의 과거를 둘러싼 학폭 의혹이 제기가 쏟아지고 있다. 기획사, 광고계 모두 비상사태지만 그 중에서도 방송가는 패닉에 빠졌다.

물론 학폭 증거와 정황이 확실해 사실로 드러난다면 대중을 상대로 활동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진심어린 사죄와 반성, 피해자와의 소통이 먼저다. 앞서 연예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성폭행 미투’ ‘빚투’ ‘갑질 폭로’ 등을 통해 뿌리 깊은 우리 사회 문제들이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 정화 작용의 시작점이 된다는 점에서 ‘폭로’는 의미가 깊다.

다만 특히 학폭의 경우 진위 여부를 입증하기 어렵고, 시기 또한 너무 오래된 사안인데다, 당사자가 아닌 다수의 목격자의 진술이 판이하게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그 복잡한 과정을 합리적으로 풀어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 이에 따라 ‘논란’만으로도 연예인의 이미지는 치명상을 입게 되고 하차 결정과 함께 그들이 출연했던 혹은 출연 예정이었던 공연, 드라마, 예능 등은 고스란히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막대한 제작비를 투자한 드라마의 경우 그 손실이 수백억대에 이르기도 한다. 공동 작업인 만큼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수십 명의 스태프, 다른 출연 배우, 방송사와 제작사 등 엄한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실정. 어쩌다 한 번도 아니라 우후죽순 쏟아지는 비슷한 형태의 폭로와 공방 속에서 감당이 안 될 정도다. 제작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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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뜨는 강` 지수. 학폭 인정 후 하차 여론이 거세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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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사태로 가장 진땀을 빼고 있는 건 KBS. 조병규는 국민MC 유재석과 KBS2 새 예능 ‘컴백홈’에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보류됐고, ‘금요일 황금 라인업’ 개설을 위해 야심차게 첫 편성한 금요드라마 ‘디어엠’은 방영이 무기한 연기됐다. 사전제작인 만큼 상당 부문 제작비 소요됐지만 주연 배우인 박혜수의 진실 공방이 한 없이 길어지면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3일 어두운 과거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한 지수의 출연작 월화드라마 ‘달이 뜨는 강’(이하 '달뜨강')의 경우는 더 치명적이다. 약 200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드라마는 18회까지 촬영을 모두 마쳤고 19회 일부와 최종화 촬영만 남겨둔 상태로 97%가량 제작을 마쳤다. 이미 6회까지 방영된 상태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었지만 그야말로 날벼락을 맞았다.

지수의 학폭 인정 및 사과로 방영이 중단될 경우 제작비를 비롯해 해외 판권, 각종 TV 광고 등 손실은 200억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출연진 및 스태프 임금 지급 등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드라마 PD들과 제작사 관계자, 각종 소속사와 방송사 모두 깊은 고심에 빠졌다. 지수 하차 여부 논의와 함께 남은 분량에 대한 편집 고심, 대체 배우 찾기 등 첩첩산중이다. 리스크와 제3자 피해를 최소화할 타협 지점을 찾기 쉽지 않은 것.

한 연예 관계자는 "잘못한 배우가 지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본인이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하더라도 바로 하차와 방송 전면 중단 등으로 이어질 경우 너무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게 되는게 딜레마"라며 “처음 폭로글이 나오고 순식간에 청원수가 불어나고, 비난 여론이 거세져 합리적인 방안을 찾기도 전에 손을 쓸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른다”며 답답해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 역시 “단발성이나 광고 계약 해지 수준이 아닐 경우, 너무 많은 이들의 생계가 얽혀 있다”면서 “특히 스태프들은 작품이 방영이 돼야 월급을 받을 수 있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문제가 된 개인에 대해서는 냉정하고 비난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 게 사실이지만 그 해결의 접근법에 있어서는 보다 신중하고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폭 등 폭로가 정화의 힘을 발휘하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작품이 감당해야 할 어마어마한 손실과 피해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대응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드라마든 영화든, 현장은 수백명의 스태프들이 일하는 직장이자 누군가의 꿈의 현장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약속의 장이기도 하다. 개인에 대한 응징으로, 또 다른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아티스트와 계약할 당시 개인의 잘못으로 피해를 끼쳤다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조항이 더러 있기도 하지만 강력하거나 상세하진 않다”면서 “개인 과거에 대해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는 수단도 사실 없는게 현실이다. 합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포괄적으로, 다각도로, 현실적으로 간절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달이 뜨는 강’의 예정된 촬영은 모두 취소됐다. 제작사와 KBS 모두 깊은 고심에 빠진 채 논의와 대책 마련 중이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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