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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남북관계 개선으로 비핵화 협상 이끈다는 건 순진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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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만들기 대담

바이든 시대 미·중 패권경쟁 가속

한·미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중앙일보

바이든 시대 미·중 경쟁과 한반도 정세를 주제로 한 신춘대담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반도평화만들기재단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신각수 전 주일대사, 신정승 전 주중대사, 유지혜 중앙일보 외교안보팀장, 박영호 한반도포럼 위원장, 전홍택 KDI국제정책대학원장.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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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이사장 홍석현)가 지난달 23일 개최한 신춘 대담에서 올해 남북관계 개선을 핵 문제 개선보다 앞에 놓아선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반도 평화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를 주제로 열린 이날 대담에서 전홍택 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는 “북한에 핵무기는 생존의 문제”라며 “중도적 입장에서 접근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을 핵 문제 개선보다 앞에 놓고 가거나 남북관계 개선을 추동력 삼아 비핵화 협상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문재인 정부는 지난 4년간 남북관계에 올인했고 앞으로 남은 1년도 그럴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남북관계를 개선하거나 북한 비핵화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올해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 신정승 전 주중대사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과거 이란 핵협상에 깊이 관여한 사람들”이라며 "이란 핵협상과 유사한 형태로 북한 비핵화 이슈를 다자 협상의 틀로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초청연구위원은 "북한은 내부적으로 경제 회복을 도모하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먼저 손을 내밀어주길 원할 것”이라며 "만약 아무런 제스처가 없다면 전술무기 개발 실험 등 저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중 전략적 경쟁 속에 한국의 대응 방향에 대해 박 위원은 "한국은 전략적으로 우선순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은 자유주의적 질서와 민주주의, 인권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만큼 한·미 동맹을 한 단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정승 전 대사는 "미국 역시 동맹국이 중국의 조치로 과도하게 피해를 보지 않도록 방어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며 "일례로 호주의 경우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중국을 비판해 공세를 받고 있는데 미국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꼬여있는 한·일 관계 개선 방안과 관련, 전 교수는 "일본 입장에선 한국이 일본 기업 또는 정부 자산을 현금화한다면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볼 수밖에 없고 미국 역시 중재자 역할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이번엔 우리가 능동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각수 전 대사도 "2015년 위안부 합의를 기반으로 여기에 내용을 보태고 더해 일본과 협의에 나서야 한다”며 "합의 자체를 무시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면 끝없는 게임이 된다”고 지적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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