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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파인애플 전쟁… 대만, 4일만에 완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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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수입중단에 맞서… 대만 국민·기업, 1년치 수출량 4만t 구매

조선일보

중국이 지난달 25일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을 3월 1일부터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파인애플을 먹자, 농민을 돕자'라고 적혀 있다. /페이스북


중국이 대만산(産) 파인애플 수입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대만의 국민·기업이 구매 운동을 벌여 4일 만에 1년 치 중국 수출량을 뛰어넘는 판매를 기록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3일 보도했다. 중국의 대만 압박이 오히려 대만에서 ‘애국소비’ 열풍을 일으킨 것이다.

대만 농업위원회에 따르면 2일 오후 현재 파인애플 구매 예약 물량이 4만1687t을 기록, 지난해 전체 중국 수출량(4만1000여t)을 넘어섰다. 농업위원회가 올해 생산되는 파인애플의 판매 운동을 시작한 지 98시간 만이다. 파인애플은 대만에서 3월 말부터 본격 출하된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25일 대만 파인애플에서 유해 생물이 검출됐다면서 1일부터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파인애플 수출량 가운데 90% 이상은 중국으로 수출돼 왔다. 중국의 조치에 대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대만에서 대륙으로 수출된 파인애플의 검역 합격률은 99.79%”라며 “중국의 일방적인 수입 중단은 비무역적인(정치적이라는 의미) 고려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파인애플 주산지인 대만 남부 지역은 현 대만 집권 여당인 민진당의 ‘정치적 고향’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파인애플 수출길을 막아 반중(反中)·독립 성향인 민진당을 압박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민진당 소속으로 2016년 총통에 당선된 차이 총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통일 방안을 거부하고, 대외적으로는 최근 중국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홍콩의 민주 진영을 공개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파인애플 수입 중단 조치는 대만 안팎에서 “우리 파인애플을 우리가 먹자”는 애국 소비에 불을 붙였다. 애국 소비는 애국심을 바탕으로 국산 제품을 사는 행위를 말다. 차이 총통을 비롯한 민진당 정부 고위 인사, 국회의원들이 파인애플 농가를 방문해 소비를 격려했고 여기에 해외 대만인과 기업, 시민단체까지 합류했다.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음료 회사 14곳을 비롯해 기업 200곳이 파인애플 사기에 동참했다. 해외 대만 단체들도 5000t을 주문했다.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도 대만의 국산 파인애플 구매 운동을 지지하고 있다.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턴슨 AIT 처장은 책상 위에 파인애플 3개를 올려놓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기도 했다. 대만 주재 캐나다 무역사무소도 소셜미디어에 파인애플이 올라간 피자 사진을 올리고 “우리는 파인애플이 든 피자를 좋아해요. 특히 대만 파인애플”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중국이 호주 와인에 대해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리고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영국 등 19국 국회의원 200여 명으로 이뤄진 모임인 ‘대(對)중국 의회 간 연합체(IPAC)’가 호주산 와인 마시기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도 소셜미디어에서 호주 와인을 행사에서 쓰겠다고 밝혔다. 호주가 코로나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 중국이 호주에 보복 조치를 하자 국제사회의 반발을 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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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주재 미국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사진.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턴슨 AIT 처장이 사무실 책상 위에 대만산 파인애플 3개를 올려놓고 있다./AIT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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