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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체인저’ 이더리움… ICO 붐에서 디파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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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계약 무기로 ICO 붐 이끌어

전체 블록체인 서비스 60% 떠받쳐

전기 먹는 채굴 대체 ‘지분증명’ 전환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개발자 커뮤니티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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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블록체인은 단연 비트코인(암호화폐는 BTC)이다. 반면 가장 큰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있는 건 이더리움이다. 한국 블록체인 1세대라고 불리는 이들도 대부분 이더리움 커뮤니티 출신으로, 이더리움의 암호화폐인 이더(ETH)의 ‘고래’(대형 투자자)인 경우가 많다.

이더리움은 흔히 2세대 블록체인이라고 불린다. 주고받는 송금 기능만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스마트계약이라는 기능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여러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비트코인에 비하면 활용도와 확장성이 굉장히 높다. 최근엔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만든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라는 또 다른 활용 사례도 등장했다.

또한 블록체인의 철학인 탈중앙화에 따라 전세계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이더리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일반 정보기술(IT) 서비스는 해당 기업 내부에서 개발하는 것과 달리, 이더리움은 오픈소스로 전세계 모든 개발자에게 열려 있다. 외부의 누구나 개선안을 제안할 수 있으며 이를 핵심 개발자, 재단, 노드 등이 받아들이면 업그레이드된다. 세계 각지에 활발한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형성된 이유다.

■ ICO 붐 촉발

블록체인은 여전히 ‘어디에 사용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을 받는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더리움이 세상에 가장 먼저 보여준 사용 사례는 암호화폐공개(ICO)였다. 프로그래머 비탈릭 부테린은 2013년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비전을 담은 백서를 공개하고 2014년 아이시오를 통해 3만비티시(당시 약 1800만달러)를 모았다. 이 개발자금을 바탕으로 2015년 7월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세상에 나왔다.

최초의 아이시오는 2013년 마스터코인이라는 다른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아이시오 붐을 일으킨 건 이더리움이다. 투자자가 일정한 비티시를 이더리움 재단에 전송하면, 스마트계약에 설정된 비율에 따라 자동으로 이더가 투자자에게 지급됐다. 사람이 일일이 개입할 필요 없이, 코드에 따라 자동으로 시행되는 스마트계약 덕에 아이시오가 믿을 수 있고 쉬워졌다.

이아르시(ERC)-20의 등장도 아이시오 붐을 촉발했다. 이아르시-20은 이더리움 기반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할 때 맞춰야 하는 표준 규격이다. 규격 덕분에 개발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아주 쉽게 이아르시-20 스마트계약을 지원하는 암호화폐를 만들 수 있다.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많은 개발자들은 이더로 개발자금을 모으고, 투자자들에게 이아르시-20으로 만든 임시 토큰을 지급했다. 이후 각자의 블록체인이 완성되면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해 이아르시-20 임시 토큰과 교환했다.

2017~2018년은 이오스, 텔레그램, 테조스 등 수천억원에서 수조원까지 자금을 모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등장한 ‘아이시오 전성기’였다. 아이시오 정보업체 아이시오레이팅에 따르면, 2017년 한해 동안 모금에 성공한 프로젝트는 314건, 총 조달 자금 규모는 59억7120만달러에 달했다.

■ 블록체인 서비스 지원

블록체인은 운영체제(OS)의 성격이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나 아이오에스(iOS)를 떠올리면 쉽다. 여러 블록체인 중 그 위에서 가장 많은 서비스가 만들어진 건 이더리움 블록체인이다. 댑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전체 블록체인 서비스 3341개 중 1959개(59%)가 이더리움 기반으로 개발됐다.

2017년 출시된 크립토키티가 대표적인 이더리움 기반 수집형 게임이다. 블록체인 특성상 복제가 불가능해 세상에 하나뿐인 고양이를 만들 수 있고 이를 이더로 거래할 수 있다. 희귀 우표나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카드의 디지털 버전인 셈이다. 현재 가장 높은 가격이 책정된 고양이는 600이더(약 10억원)다.

지난해부터 디파이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디파이는 블록체인의 스마트계약으로 실행되는 암호화폐 금융 서비스다.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디파이에서 금융서비스(예치, 대출, 투자 등)를 이용할 수 있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0%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일부 디파이는 많게는 100%대의 수익률을 보여준다. 디파이 프로젝트들의 총 예치금은 지난해 8월 4억달러(약 4740억원)에서 지난달 350억달러(약 40조원)까지 8650% 상승했다. 그중 유니스왑(자동 시장 메이커), 컴파운드(암호화폐 대출), 메이커다오(암호화폐 담보 서비스)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다.

하지만 디파이가 커지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일어났다. 지난해 3월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마비되면서 메이커다오에 보관된 담보물을 제때 청산하지 못해 메이커다오가 약 570만달러에 이르는 적자를 안기도 했다.

디파이를 사용하기 위해 이더를 매입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네트워크 수수료도 급등했다.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블록체어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수수료는 건당 평균 42.98달러(약 4만8395원)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이더리움2.0 업그레이드

이더리움은 이더리움2.0으로 또 한번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재 이더리움이 처리할 수 있는 거래는 초당 15~30개다. 비자카드가 초당 3천개를 처리하는 것에 비해 매우 느리다. 이런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더리움 재단은 블록생성(채굴)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이더리움2.0 계획을 발표했다.

작업증명 방식이 복잡한 연산 문제를 풀어 그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얻는 것이라면, 지분증명은 지분율(보유한 암호화폐의 양)에 따라 새 암호화폐를 받는다. 게다가 ‘작업증명 방식의 채굴이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비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비트코인은 거래 과정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낭비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 재단은 이더리움2.0에선 블록체인 검증자가 늘어나 거래 처리 속도가 높아지고, 보안이 강화되며, 탈중앙화도 더 잘 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테린은 “‘비콘체인’(이더리움2.0의 0단계)이 가동된 직후부터 탈중앙화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작업증명 블록체인은 채굴업체 4~5개만 모아도 51%에 도달하는 반면, 비콘체인은 대형 참가자 30개가 모여야 51%에 달한다”고 말했다.

함지현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goham@coindes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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