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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수사·기소 분리, 왜 무리하게 밀어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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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첫 공개 비판 "대통령도 말씀하셨다는데"... 윤석열에도 쓴소리 "검찰 지키기만 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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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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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남양주갑)이 3일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에 따르면, 검찰 개혁 소신이 확고한 대통령께서도 '수사권 개혁이 안착되고, 범죄수사 대응 능력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해선 안 된다는 차원의 말씀을 하셨다'는데, 여당 의원들이 그런 말씀을 들은 바 없다는 식으로 무시하며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당내 수사·기소 완전 분리 움직임을 비판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수사-기소 분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민주당 내 검찰 출신 의원들이 검찰개혁특위 비공개 회의에서 수사·기소 분리를 반대한 적은 있지만, 실명을 걸고 공개 비판에 나선 것은 조 의원이 처음이다. 당내 소신파인 조 의원은 검찰 출신으로, 당 검찰개혁 특위에는 속해있지 않다. 그는 지난해 '추-윤 갈등(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때도 추 전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등을 처음으로 비판한 바 있다.

조 의원은 "불과 얼마 전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했고 곧 자치경찰제도 가동될 예정"이라며 이른바 '속도조절론'을 폈다. 그는 "당 검찰개혁 특위 소속 의원들께 부탁 드린다"라며 "(문재인) 대통령 말씀대로,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이 안착되고, 범죄수사 대응 능력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우선 집중하자"라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선 "국무위원이 된 이상 당론을 먼저 생각하지 마시고 법무행정에 대한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잘 보좌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 의원은 "당 검찰개혁특위와 검찰은 수사권을 위주로 다투고 있지만, 일반 국민의 입장에선 누가 수사를 하건 큰 상관이 없다"라며 "오히려 내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상존하는 수사권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수사지휘권과 사법통제가 훨씬 중요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여권의 수사·기소 완전 분리에 크게 반발하는 윤석열 총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조 의원은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이 문제인 이유는 검찰만이 수사를 잘해서거나 수사·기소 분리가 잘못된 방향이어서가 아니다"라며 "잘못된 수사로부터 국민 기본권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지, 지금의 검찰을 지키려고만 하면 안 된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수사·기소 분리 주장이 나오기까지 그간 검찰의 수사·기소 독점 문제점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아래는 이날 조 의원의 SNS 글 전문.

[전문] 수사-기소 분리보다 더 중요한 것

1. 불과 얼마전 공수처와 국가수사본부도 출범하였고 곧 자치경찰제도 가동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수사권조정 후속작업이 한참 진행 중인 상황인지라 당내 '검찰개혁특위'의 발족과 '검수완박' '중수청 설치' 등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느닷없이 또 다른 '검찰개혁작업'이 곧장 현실화될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여러 방송에서 '수사-기소분리의 글로벌스탠더드'를 주제로 한 대담프로그램이 심심치않게 방영되고 검찰총장도 이례적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한 어조로 반발하는 등 마치 폭풍전야 같은 분위기입니다.

검찰개혁 얘기만 나오면 개인적으로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는 수사-기소의 분리를 20대 국회부터 일관해 주장해왔습니다. 그때는 "민주당 의원이 어떻게 그런 주장을 하냐"며 온갖 수모를 주더니 몇 년이 지나니 당 검찰개혁특위에서 '표면적'으론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당 검찰개혁특위와 검찰은 수사권을 위주로 다투고 있습니다만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누가 수사를 하건 큰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내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상존하는 수사권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즉, 수사지휘권과 사법통제가 훨씬 중요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지점입니다.

2.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검경 수사권조정 방향은

1) 경찰이 되었건 국가수사청을 신설하건 간에 1차 수사권은 수사기관에 주고, 중대범죄가 아닌 일반사건의 수사관할을 대폭 자치경찰로 이관하며
※ 그간 중대사건을 검찰이 전담하였던 현실을 감안하여 한시적으로 대검에 1~2개의 특수수사과를 두고, 엄격한 요건에 따라 극히 예외적으로 1년에 10건 이하의 1차 수사권을 행사하는 것은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

2) 경찰에 1차 수사권을 줄 경우, 국내정보 업무는 경찰이 아닌 다른 기관으로 분리시키고 (일본 내각조사청 같은 것을 사례로 삼을 수 있겠습니다)

3) 검찰은 1차 수사권을 박탈하는 대신 경찰 수사의 법령위반, 인권침해, 수사권 남용 등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사법통제권(수사지휘라는 용어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므로 사법통제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을 부여함과 아울러,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적 2차 수사권과 소추권, 공소유지권을 주는 것입니다.

제가 말하는 수사-기소의 분리는 검사의 실효적인 수사 통제를 전제로 하는 검찰의 직접수사권 폐지입니다.

우리나라가 속한 대륙법계의 나라들은 대개 검찰은 자체 수사인력을 갖지 않고 사법경찰을 지휘해 수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수사야말로 그 속성 자체로 기본권 침익적 공권력 행사이기 때문에 굳이 검찰이라는 제도를 따로 둬서 실효적 수사지휘와 엄격한 사법통제를 전제로 사법경찰을 통해 수사권을 행사하는 방식을 택해왔던 것입니다.

3. 영장심사로 수사통제를 할 수 있을까?

혹자는 영장심사단계에서 수사를 통제할 수 있지 않냐고 주장합니다.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전체사건 접수대비 구속영장 청구율은 1.2~1.5% 정도 수준입니다.(출처 e-나라지표) 즉, 98% 이상의 형사사건에 대해서는 검사는 사건기록을 미리 볼 방법이 없습니다. (체포영장 청구율은 통계를 갖고 있지 않아 인용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구속영장은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신청되는 것이 통례인데, 내사 단계와 수사착수 단계 및 수사 마무리 직전까지 왜곡 편파수사, 청탁수사, 부당 인권침해 등에 대해선 외부기관이 통제할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개인이나 기업에 대해 내사와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문만 돌아도 거래가 꺼려지고 은행대출, 각종 후원금 등은 꽁꽁 얼어붙기 일쑤입니다. 현실은 냉혹합니다.

4. 통제받지 않는 수사권의 두려움

그럼에도 작년 말,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찰의 수사지휘를 대부분 박탈하고 국수본과 공수처를 신설하는 식으로 법 개정이 이뤄졌습니다.

이로 인해 경찰은 국수본이라는 수사지휘를 거의 받지 않는 일원화된 전국적 수사조직을 갖게 되었고, 국정원이 담당하던 국내정보기능까지 갖게 되어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상상하기 싫은 형사사법체계로 악화될 소지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경찰 조직의 치명적 약점인 인사 독립은 별반 개선된 바가 없습니다. 집권 세력의 뜻에 따라 얼마든지 정보-수사권이 상호 악용될 소지가 상존하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공수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권력인 경찰에 대해 실효적 수사지휘와 사법통제를 할 수 없게 된 것이 현실인 이상, 검찰 수사-기소분리를 목놓아 주장하던 저로서도 "차악의 선택으로 검찰에 6대 범죄 수사기능이라도 남겨두어 그렇게라도 수사 기관간 무기평등을 이룰 수 있다면 어느 정도 견제와 균형을 갖추는 의미라도 부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전국조직인 국수본이 있음에도 별도로 중수청을 만들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고 나서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과연 중수청 인사의 독립성이나 정치적 중립성이 현재의 검찰만큼 보장되는지도 전혀 알지 못하겠습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에 따르면 검찰개혁의 소신이 확고한 대통령께서도 "수사권 개혁이 안착되고, 범죄수사 대응 능력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해선 안 된다는 차원의 말씀을 하셨다"는데 여당 의원들이 그런 말씀을 들은 바 없다는 식으로 무시하며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이유는 더욱 모르겠습니다.

범죄수사 대응능력과 반부패 수사역량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법통제는 없고 수사기관들만 신설하여 수사총량만 잔뜩 늘려놓으면 국민들은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요? 저는 이 점이 더 절박합니다. 그래서 수사권보다 수사지휘권에 대해 말씀드리는 겁니다.

윤석열 총장께 부탁드립니다. '검수완박'이 문제인 이유는 검찰만이 수사를 잘해서거나 수사-기소 분리가 잘못된 방향이어서가 아닙니다. 잘못된 수사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지 지금의 검찰을 지키자고만 하면 안됩니다. 수사-기소분리 주장이 나오기까지 그간 검찰 수사-기소 독점의 문제점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당 검찰개혁특위 소속 의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대통령 말씀대로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이 안착되고, 범죄수사 대응 능력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데 우선 집중합시다.

박범계 장관께 부탁드립니다. 국무위원이 된 이상 당론을 먼저 생각하지 마시고 법무행정에 대한 대통령의 통치철학을 잘 보좌하시기 바랍니다(헌법 제87조 제2항).


[관련 기사]
[단독] '검찰 직접수사 완전폐지' 흐지부지? 여당 내 반대 기류 http://omn.kr/1rscy
'나홀로' 비판 조응천 "추미애, 지금 윤석열 배제할 때냐" http://omn.kr/1qout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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