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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치안·코로나19 불안하지만…교황 방문 의지 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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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관계자 "단호한 입장…목자의 마음으로 가시는 듯"

연합뉴스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에 등장한 프란치스코 교황 벽화. 2021.3.1. [AP=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라크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치안 악화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85)은 방문을 강행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관계자는 2일(현지시간) 교황의 이라크 방문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안다며 "단호하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이 '목자'의 마음으로 가시는 것 같다면서 결국에는 5∼8일 3박 4일로 예정된 교황의 이라크 방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교황이 2015년 분쟁 지역으로 치안이 불안한 케냐·우간다·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중앙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하기 전에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결국은 방문을 실행했다고 짚었다.

로이터 통신도 바티칸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염려가 있지만, 교황의 이라크 방문 준비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교황은 불안해하는 보좌진에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이미 마음이 굳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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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맞이 준비에 한창인 이라크 현지 모습. 2021.3.2. [AP=연합뉴스]



바랴르 와르다 이라크 아르빌지역 대주교는 최근의 기자회견에서 "교황은 자신이 어디를 가려고 하는지 잘 안다"며 "전쟁과 폭력에 찢긴 나라를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인 교황의 이라크 방문은 역사상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으로서도 2019년 11월 일본과 태국을 방문한 이래 1년 4개월 만의 이탈리아 밖 첫 사목 방문으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교황의 이번 방문을 바라보는 교황청 안팎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과 염려가 교차한다.

이라크 내에 전파력이 큰 영국발 변이가 확산하는 데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공격도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교황 방문지 가운데 하나인 바그다드 그린존(외교 공관과 이라크 정부청사가 있는 고도 경비구역)에 로켓포 3발이 떨어진 데 이어 전날에는 교황의 현지 방문 준비를 총괄해온 주이라크 교황청 대사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우려를 증폭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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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바그다드 도로변에 내걸린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환영 포스터. 2021.2.27. [EPA=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94) 전 교황도 최근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중요한 방문"이라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안전과 보건 측면에서 위험한 여정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불행히도 매우 어려운 시기에 방문 일정이 잡혔다"며 "기도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라크 당국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교황의 신변 안전을 확보하고자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 기간 1만 명의 보안 요원을 배치해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한편 실내·외 공식 행사에 대중들이 운집하지 못하도록 할 예정이다.

교황은 현지에서 이동 시 안전을 위해 무개차 대신 지붕이 있는 일반차량을 이용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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