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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무기한 징계’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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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세번째 피해자의 고발 글

구단·협회 징계 기간 못 박지 않아

현장복귀 시 ‘추가 폭로’ 불씨 남겨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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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자매.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를 향한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여론이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향후 피해자들의 고발 행렬이 당분간 중단되더라도 흥국생명이 두 자매의 현장 복귀를 추진할 때 다시 폭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재영·다영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고발하는 최신 글은 지난 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지난달 10일, 13일 각각 고발 글을 쓴 피해자에 이어 세 번째 피해자다. 글쓴이는 이재영·다영과 같은 학교 배구부에서 뛰는 동안 자매에게 신체·언어 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가해자들이 나에게 오토바이 자세를 30분간 시켰다” “교정기를 하고 있는 입을 수차례 때려 항상 피를 머금고 살았다” 등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글쓴이는 이 글을 쓴 이유에 대해 “당시 감독님의 인터뷰를 보고 화가 나서 글을 적는다. 감독님 제자들이 모두 증인인데도 ‘그런 일(쌍둥이 자매의 폭력)은 모른다’고 하셨더라”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폭로 글을 썼던 두 번째 피해자가 “(징계보다 선수 보호가 우선이라는) 구단에 화가 난다”고 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재영·다영 및 그 주변인들 사이에서 과거 가해 사실을 부인하거나 피해자들의 상처를 건드리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피해자들이 폭로에 나서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폭로가 멈추지 않는 책임의 일부분은 흥국생명 구단에 있다. 흥국생명은 이재영·다영의 징계 기한을 못 박지 않음으로써 추가 폭로가 나올 불씨를 남겨놨다. 구단은 지난달 15일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무기한’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언제든지 이재영·다영이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대한민국배구협회도 두 자매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배구협회가 말하는 ‘무기한’이 피해자가 회복되기에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는 점은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과 박철우(한국전력)의 사례로 확인되고 있다. 배구협회는 2009년 박철우를 폭행한 이 감독에게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이 감독은 2012년 경기대 감독, 2020년 KB손해보험 감독이 됐다. 박철우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이 감독과 마주치는 게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세 번째 피해자는 쌍둥이 자매에게 내려진 징계에 대해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풀릴 것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자매를) 그대로 둔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며 추가 폭로가 나올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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