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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국민의힘·안철수 ‘시간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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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되는 단일화 신경전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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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높은 안철수 ‘속도전’
국민의힘 “차분하게” 지연전

정당명 기입 두고 의견 팽팽
여론조사 방식·기호도 쟁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최종 단일화를 두고 2일 신경전에 돌입했다. 전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3지대’ 후보로 확정되고, 국민의힘 후보 선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샅바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양측은 단일화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단일화 방식과 후보 기호는 물론, 여론조사 문구 하나하나를 두고도 치열하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양측은 단일화 시점부터 ‘지연전’ 대 ‘속도전’으로 입장이 갈린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열세다. 이 때문에 역전시킬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이 이날 KBS 라디오에서 후보 등록일인 오는 18~19일까지의 시간을 두고 “야당에 주어진 아름다운 시간”이라며 “차분하게 2주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후보 등록일까지 단일화를 지연시켜 지지율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반면 안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후보를 즉시 만나겠다”며 속도전을 주문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안 대표로선 빠른 단일화가 유리한 셈이다.

단일화 여론조사 문구 하나하나도 민감하다. 후보들의 이름 앞에 정당명을 적느냐, 아니냐도 양측 입장이 다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당명을 적어 후보의 지지율을 견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당에선 정당명 자체를 빼자고 주장한다. 안 후보의 개인 경쟁력이 높으니 이를 부각하겠다는 것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장 후보가 되겠다는 분이라면 앞에 수식어 필요 없이 이름 석 자를 가지고 시민들이 판단할 정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질문을 두고도 국민의힘은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적합한가’(적합성)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당은 ‘여권 후보에 누가 더 경쟁력 있느냐’(경쟁력)를 물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단일화를 여론조사 방식으로 할지, 다른 방법을 도입할지도 쟁점이다.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안 대표 입장에선 다른 방식을 수용할 이유가 없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국민참여경선(오픈프라이머리)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조직력에선 우위인 점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이는 안 대표 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는 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부정적인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가 야권의 단일 후보가 됐을 때, 어떤 기호를 쓸지를 두고도 이미 논쟁이 시작됐다. 국민의힘에선 안 대표가 기호 2번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국민의힘으로 입당 혹은 합당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대표가 4번을 고수하면 돈이 들어가는 지원은 우리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도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해서는 선거에 이길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반면 이태규 사무총장은 “정당대결을 고집하면 야권은 100전 100패”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간판으로 승리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합당이나 안 대표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심진용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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