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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영동 3월 기습 폭설… 연휴 나들이 차량 곳곳서 수백대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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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 52㎝ 눈폭탄… 속초IC 등 고속도로·국도 10곳 통제

눈길 교통사고 겹쳐 주차장 방불

제설차·장비도 발 묶여 수습 지연

중대본 비상근무 2단계로 격상

2일까지 전국 곳곳 눈·비 예보

수도권 등 출근길 교통대란 우려

세계일보

꽉 막힌 고속도로 강원 산간과 동해안 지역에 폭설이 쏟아진 1일 강원 속초시 미시령동서관통도로(인제군 북면∼속초시 노학동)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한 가운데 일부 운전자들이 차량에서 내려 노면과 바퀴를 살펴보고 있다. 당국은 도로에 늘어선 차들 때문에 제설작업과 차량 견인이 지연되자 중앙선 가드레일을 개방해 상행선에 갇힌 차량을 하행선으로 빼내기도 했다. 속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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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연휴 마지막 날이자 3월 첫날인 1일 강원 지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차량 수백여대가 발이 묶이는 등 혼란을 빚었다. 2일에도 수도권 등 전국 곳곳에 눈·비가 이어지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한국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오후 4시40분쯤부터 동해고속도로 속초IC∼북양양IC∼하조대IC 구간과 미시령동서관통도로, 강원 국도 한계령 논화∼한계교차로 등 도로·국도 10개소의 진입을 통제했다. 이에 나들이를 마치고 귀경하는 차량과 강원 영동·영서 이동 차량들이 한꺼번에 영동고속도로와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 및 국도 등으로 몰리면서 극심한 차량 정체가 일어났다.

강원도와 동해안 일부 지역에는 짧은 시간에 20~50㎝ 정도의 폭설이 내렸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30분 현재 적설량은 미시령 52.1㎝, 진부령 48.7㎝, 양구 해안 37㎝, 설악동 36.6㎝, 홍천 구룡령 35.8㎝, 고성 현내 30.1㎝, 인제 기린 21.2㎝ 등이다. 기상청은 영동지역을 중심으로 2일 오후까지 10∼40㎝의 눈이 내려 쌓이고 영서도 3∼15㎝의 적설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3월로 접어든 탓인지 월동장구도 장착하지 못한 차들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속출하면서 고립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고속도로 제설 차량과 장비도 고립된 차량들에 발이 묶였다. 동해고속도로 상행선 속초나들목 입구 200~300m 지점에는 대형트럭과 승합차 등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수백여대가 멈춰 섰다. 속초IC~북양양IC 2㎞ 구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속초와 인제를 잇는 미시령관통도로는 눈길 교통사고와 통행량 급증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일부 차량이 3~4시간 도로에 고립되면서 경찰이 중앙선 가드레일을 개방해 차량을 반대 차선으로 우회시켰다. 한 운전자는 “눈이 온다는 예보는 들었으나 3월에 이렇게까지 많은 눈이 내릴지 몰랐다”며 “2시간 넘게 도로에 있다가 겨우 빠져 나왔지만 서울 집까지 언제 갈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도로 관리당국 관계자는 “폭설에 갇힌 차량이 이동할 수 있도록 제설차량을 투입해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다”며 “많은 차량이 발이 묶인 채 고립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두 460건의 교통사고와 관련한 신고를 받고 출동해 47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날 오후 4시19분쯤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서는 작업 중이던 50대 A씨가 차량에 부딪혀 중상을 입었다. 앞서 오전 11시52분쯤 양양군 서면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방면에서 3중추돌 사고로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보다 앞선 오전 10시49분에는 춘천시 동산면 중앙고속도로 원창터널 인근에서 추돌 사고가 나 5명이 다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비상근무 1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강원과 경기, 도로공사 등에서 738명이 비상근무에 돌입했고 인력 992명과 장비 770대, 제설재 2183t을 동원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대본이 집계한 고립예상지역은 강원지역에서만 83곳, 661세대, 1224명에 달한다.

한편, 2일 전국 곳곳에 눈비가 이어지면서 서울 북부권을 중심으로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내리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이번 눈이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호남에선 2일 새벽 사이에, 영남과 제주에선 오전에 대부분 그치겠지만 동해안은 동풍의 영향으로 오후 3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밤사이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내린 눈이나 비가 도로면에 얼어 도로가 미끄러운 곳이 많아 출근길 안전에 유의가 필요하다.

속초=윤교근, 송민섭·박유빈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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