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생일 축하해도 다음날 2군 보내는 게 야구" 수베로 감독 지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대전, 이대선 기자]한화 수베로 감독이 선수들에게 엄지를 들어 올리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정말 좋은 분인 것 같다.”

한화의 새 사령탑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을 향해 구단 내부자들과 선수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선수들과 수평적인 관계로 친밀감을 쌓고 있는 수베로 감독은 긍정적인 에너지로 팀 전체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24일 수베로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생일까지 잊지 않고 축하해줬다. 훈련을 마친 뒤 생일을 하루 앞둔 하주석과 김민하를 위해 “해피 버스 데이”를 선창하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웃음꽃이 피어난 선수단은 연일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야구 감독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 KBO리그 1군 엔트리는 28명으로 제한돼 있다. 현재 한화 캠프에는 40명의 선수들이 있다. 이 중 12명을 2군으로 내려 보내야 한다. 1군 28명 중에서 주전과 백업을 결정하는 것도 감독이다.

4월 시즌 개막까지 한 달여 시간을 남겨둔 수베로 감독과 선수단의 ‘허니문’도 얼마 남지 않았다. 1일 훈련을 끝으로 캠프 일정을 마무리한 수베로 감독에게도 이제 결정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온다. 더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 냉정한 결정권자가 돼야 한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과 관계도 중요하지만 야구적인 결정에 사심이 들어갈 일은 없다. 오늘 생일을 축하해도 내일 트레이드를 하거나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있는 것이 야구다. 그게 감독의 일이다. 모든 선수가 주전이 될 수 없고, 1군에서 뛸 수 없다. 선수들도 분명 알고 있는 부분이다. 선수들과 좋은 관계는 계속 쌓겠지만 엔트리 결정에 개인 감정이 섞이진 않을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OSEN

[OSEN=대전, 이대선 기자]한화 수베로 감독이 청백전에서 적시타를 기록한 최인호를 격려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이너리그 감독만 15년을 한 수베로 감독은 이런 결정을 자주 했다. LA 다저스 산하 싱글A 감독 시절에는 25살 내야수에게 “선수로는 빅리그에 갈 수 없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린 어린 선수는 그 길로 은퇴해 코치로 변신했다. 같이 한화에 온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가 그 주인공으로 선수로 밟지 못한 빅리그 무대를 코치로 올라갔다. 선수 시절 자신을 자른 수베로 감독이지만 지금은 워싱턴 코치의 멘토가 됐다. 선수 평가와 결정 그리고 개인적인 관계 형성에 있어선 공과 사가 확실하다.

캠프 기간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과 밀집을 최소화하며 깊게 교감했다. 선수들의 기량뿐만 아니라 개별 성향을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자신의 야구관,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주지시켰다. 수베로 감독은 “캠프에서 목표한 훈련 방향과 설정대로 다 이뤄졌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과 정체성을 설명했고, 선수들도 충분히 숙지하고 잘 따라줬다. 코칭스태프와 관계도 편해진 게 보인다.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봤다”고 만족했다.

이제부터는 본격 실전 모드. 3~4일 퓨처스 팀과 자체 평가전을 시작으로 5~6일 키움, 9~10일 KIA와 연습경기가 예정됐다. 수베로 감독은 “지금까지 강조한 주루와 수비에서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강팀이 되기 위해선 투수도 역시 중요하다”며 “아직 베스트 라인업을 짜기에 이른 시기다. 실전을 통해 어떤 선수들이 주전으로 가능성 있을지 보겠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면서 최상의 조합을 찾겠다”고 말했다. /waw@osen.co.kr
OSEN

[OSEN=대전, 곽영래 기자]수베로 감독이 선수들과 주루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