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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재명 맞설 대중성은 그뿐" 친문서 또 나온 유시민 등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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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안 한다”고 선언한 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하다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로 차출된 정치인이 있다. 2017년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다. 요즘 문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걸을지 주목받는 인사가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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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은 2012년 모습과 유시민 현 노무현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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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이사장이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정계복귀설은 그를 따라다닌다. 그가 “정계복귀는 없다. 나는 작가다”라고 선언할 때마다 여권 지지층의 기대감은 오히려 올라갔다. 지난달 22일 검찰의 계좌추적 의혹을 제기했던 것에 대해 사과문을 올린 뒤에도 “대권 도전하려는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2월 5일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시사저널 의뢰)가 발표한 차기 대권 후보 선호 조사에서 유 이사장은 여전히 2.9%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3.5%)에 근접하고, 원희룡 제주지사(2.6%),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2.3%), 심상정 정의당 의원(1.7%)보다 앞선다.



친문 “이재명과 맞붙을 대중성 유시민뿐”



유 이사장이 사과문을 올리고 사흘 뒤 친문 중진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이사장에게 대선 출마를 해 달라는 대중적인 요구들이 분명히 있다”며 “본인은 대선 출마와 관련 없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저는 가능성은 열어둘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재단의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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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진영 제3 후보로 거론되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경수 경남지사, 이광재 민주당 의원.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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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진영에서 나오는 ‘유시민 차출론’의 강도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과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친문 제3 후보로 이광재 의원, 김경수 경남지사 등도 거론되지만 대중성이 부족하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란 걸림돌이 있다. 한 친문 재선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에 맞설 수 있고 대중성 있는 인물은 유 이사장밖에 없다는 생각이 친문 진영의 공감대”라면서 “막판에 나와 극적 등판 효과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유시민 등판론의 배경엔 친문 진영의 이재명 지사 불가론과 이낙연 대표로는 이 지사를 누르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친노의 정치적 유산이 위협받을 때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친문, 3040 중도층, 영남권에서 고루 지지율을 얻을 유일한 후보가 유 이사장이란 해석도 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도 “문 대통령 퇴임 후 정치적인 위험을 막기 위해 친문 진영에서 반드시 대선 후보를 만들려고 할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이 지리멸렬할 때 결국 유 이사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 “복귀하기에 너무 멀리 나갔다”



그러나 친문 진영엔 단호하게 출마 불가능론을 펴는 인물들도 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하지 않겠다는 유 이사장의 뜻이 확고하기에 대선 출마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치를 안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을 설득해서 대선 후보에 나서라고 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설득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유시민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당 관계자도 “대선 출마 가능성은 0”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중성 등 나올 요소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정치를 다시 하기에는 너무 멀리 나갔다”며 “대선 출마를 할 거라면 그렇게 많은 말로 너무 나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순 노무현재단 사무총장도 “유 이사장이 대선은 물론 정치를 안 하겠다고 여러 번 뜻을 밝힌 것은 진심”이라면서 출마 가능성을 부정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유시민 차출론이 나오는 것은 친문 진영의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해서 유 이사장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이 지사와의 경선, 대선 본선에서 승리하려면 친문 결집만으론 부족하고 중도 확장성이 강해야 하는데,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면서 유 이사장은 진보 정파성이 훨씬 강한 인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작가의 삶 보여주는 유시민…측근 “종종 이재명 만나 현안 토론”



유 이사장은 지난 1월 서울 방배동의 고급 빌라에 거주하면서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지난해 12월 25일 그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시즌 3’에서 “더 이상 땅 사고팔아 부자 돼야겠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등기부 등본상 2017년 13억7000만원에 구매한 이 빌라는 지금까지 약 6억원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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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시즌3'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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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그는 최근 거처를 경기 파주로 옮기고 집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2013년 정계은퇴 선언 이후에도 그가 “작가의 삶을 살겠다”면서 찾은 곳이 경기 파주출판단지에 마련한 서재였다. 지난해 11월 복귀한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시즌3’에선 “정치 비평이 아닌 도서 비평만 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에는 1주일에 한두 번씩만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이 정치권과 완전히 발을 끊은 것은 아니다. 유 이사장과 연락을 주고받는 한 여권 인사는 “유 이사장이 이재명 지사와 종종 만나 현안 관련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며 “다만 정치적 차원이 아니라 단순 토론일 뿐”이라고 말했다.

송승환·남수현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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