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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20년 숙원’ 국산 전투기 개발… 내달 시제 1호기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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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천 KFX 개발 현장 공개

동아일보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되는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 최종 조립 작업이 지난달 24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KFX 시제 1호기는 4월 출고식을 통해 공개되며 1년여 지상 시험을 거쳐 내년 7월경 첫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국방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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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X(한국형 전투기)가 다음 달 베일을 벗는다.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의 개발 필요성을 언급한 지 20년 만이다. KFX 시제기는 내년 7월부터 실제 비행에 나선다. 이후 4년간 지상·비행시험을 무사통과하면 한국은 자체 기술을 사용해 전투기를 개발한 13번째 국가가 된다.

4월 ‘시제 1호기 출고식’을 앞두고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달 24일 KFX 시제기를 개발하고 있는 경남 사천공장 현장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출고식은 설계 도면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 일반에 공개되는 행사다. 정광선 방사청 KFX사업단장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 개발하는 전투기라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이벤트”라고 했다.

이날 축구장 3배 크기(2만1600m²)인 ‘고정익동’에서는 향후 비행시험에 사용될 시제 1∼6호기와 지상시험용 시제기 등 8대가 제작되고 있었다. 90% 이상 공정이 완료된 시제 1호기 조립에 사용된 부품은 22만여 개, 전기배선은 450km에 달한다. 날개 중앙엔 ‘KFX 001’ 문구가 박혀 있었고 2개의 엔진과 ‘전투기의 눈’인 에이사(AESA) 레이더 등이 모두 장착돼 거의 완전한 전투기 형상을 갖췄다. 연두색 동체의 출고식 전까지 진회색 도색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KFX는 F-35와 같은 스텔스기(5세대)를 제외한 4.5세대급 전투기로는 최고 사양을 갖췄다.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 F-16(4세대) 전투기보단 조금 크다. 특히 동체 및 날개가 레이더 반사를 줄이는 스텔스 형상으로 만들어져 언뜻 F-22(랩터) 스텔스전투기와도 외형이 유사하다. 스텔스 전투기로 개발되진 않았지만 관련 기술이 적용·설계돼 5세대 전투기로 진화할 여지를 남겨둔 셈. 미사일을 동체 내부에 탑재하는 내부 무장창도 향후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KAI 관계자는 “형상뿐 아니라 도료 등 레이더 흡수기술 개발도 필요하다”며 “단계적으로 (스텔스) 관련 기술을 갖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물론 시제기가 완성됐다고 개발이 완료된 건 아니다. 1년여의 지상시험과 내년 7월부터 4년간 2200여 회의 시험비행을 모두 통과해야 전력화가 가능하기 때문. 2015년 KFX 사업에 본격 착수한 이래 2026년까지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개발하는 데 8조1000억 원이 투입되고 있다. 2028년까지 공대지 등 추가 무장시험을 거치는 데 들어가는 7000억 원을 합치면 모두 8조8000억 원이 개발비용으로 투입된다. 양산(총 120대)까지 포함하면 18조6000억 원이 들어가는 역대 최대 무기 도입 사업인 셈이다. 개발 비용의 65%를 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KFX 개발 사업은 타당성 조사만 7번이나 하는 등 최종 사업에 착수하기까지 10년이 넘게 걸렸다. 에이사 레이더 등 핵심 장비의 기술 이전을 미국이 거부하면서 한때 무산 위기를 겪기도 했다. 다수의 표적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이 레이더는 결국 지난해 8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시제품이 납품됐다.

KFX 공동 개발에 나선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도 향후 풀어야 할 숙제다. 총 개발비의 20%(1조7338억 원)를 분담하기로 한 인도네시아는 최근 경제난을 이유로 6044억 원을 내지 않고 있다. 정 단장은 “공동 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절차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며 사업이 정상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천=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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