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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확률조작' 논란에 고객이탈, 메이플스토리 결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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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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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스토리 /사진=넥슨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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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의 당첨 확률을 조작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메이플스토리가 1일 이용자들에게 재차 사과했다.

넥슨은 이날 오전 5시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메이플스토리를 아껴주시는 고객님께 사과 말씀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이 사과문은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책임자인 강원기 넥슨 디렉터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디렉터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여론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컸고 이 때문에 메이플스토리를 사랑해 주시는 고객님의 뜻과 맞지 않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강 디렉터는 특히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로부터의 아이템 확률 공개 요구에 "영업 비밀"이라는 입장을 내세워 온 데 대해 사과했다.

강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에서 오랫동안 유지돼 온 라이브 서비스의 개발 관성으로 최소한의 정보만을 제공하는 운영방식을 유지해 온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오직 경험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고객님의 답답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했다.

강 디렉터는 "2003년 메이플스토리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후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고 게임 시스템에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무엇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 안내가 없었다"며 "별다른 고민 없이 안일한 태도로 과거 방식 그대로 라이브 서비스를 지속해 왔다"고 해명했다.


"'무작위'라며" 불신에 소비자 이탈…넥슨 "보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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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새벽 메이플스토리 공식 홈페이지에 강원기 넥슨 메이플스토리 디렉터 명의로 올라온 사과문 일부. /사진=메이플스토리 공식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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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지난달 18일 넥슨이 테스트 서버 패치를 진행한 이후 메이플스토리를 이탈해 왔다.

당시 넥슨이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한다"고 밝힌 부분이 불씨가 됐다. 이용자들은 "기존에는 아이템 추가 옵션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다는 의미냐"라며 반발했다.

메이플스토리에서 추가 옵션은 그동안 획득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특히 '환생의 불꽃'이라는 확률형 아이템은 추가 옵션의 등장 확률을 '무작위로' 부여한다고 공지돼 있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정확한 등장 확률을 알지 못한 채 원하는 추가 옵션이 등장할 때까지 아이템을 반복 구매했다. 심지어 수백만원을 쏟아붓는 이들도 있었던 전해졌다.

강 디렉터는 "관성적으로 '무작위'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부끄럽게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잘 인지하지 못했다"며 "이번 상황을 계기로 게임 내에서 확률과 관련된 표현과 문구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대응 방안을 다시 안내하겠다"고 했다.

강 디렉터는 이밖에도 기존 추가 옵션 오류를 미리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챙기지 못했고 옵션 개편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 등도 사과했다.

넥슨은 지난달 19일에도 이와 관련 입장문을 냈지만 당시에도 고객 반발이 이어졌다. 강 디렉터는 이에 대해서도 "'확률 조작’으로 낙인찍히게 될까 두려워 사과하는 자세가 아닌 오류에 대응하는 태도로 일관했으며, 상세하게 보상 의도를 설명해 드리지 않고 보상 안내를 드렸다"며 보상 재검토와 별개로 앞으로 게임 내 보상 설계에서 추가 옵션 재설정의 리스크를 줄이고자 ‘검은 환생의 불꽃’의 공급량을 최대한 늘리겠다"고도 밝혔다.

이어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더 이상의 불안감이나 의구심을 없앨 만한 정보·기록을 공개하고자 준비 중"이라며 "늦어도 오는 5일까지 준비해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용자들 '한도 0원 챌린지'로 반발…재차 사과에도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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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확률형 아이템 관련 반발하는 고객들이트럭 래핑 시위에 나서고 있다./사진=넥슨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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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부 게임 커뮤니티 내에서는 '확률 조작' 의혹과 관련 트럭 시위나 '한도 0원 챌린지'라는 아이템 불매 운동으로도 번졌다. '한도 0원 챌린지'는 넥슨 홈페이지에서 월 충전 한도 설정 기능을 통해 각 계정의 캐시 충전 한도를 0으로 만드는 운동이다. 한 계정당 월 2회까지 한도 변경을 할 수 있는데 이후로는 한도를 바꿀 수 없어 통장을 걸어 잠글 수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로스트아크' 등 비슷한 장르의 다른 게임으로 이탈하는 집단 행동도 벌이고 있다.

이날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일부 이용자들은 여전히 냉소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예전과 달리 달(월)이 바뀌었지만 캐시 충전 규모가 늘지 않아 불안했나보다" "진심이 담겨있지 않은 사과문"이라는 등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상황을 주시하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칼을 빼들고 있다.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의무 공개하는게임산업진흥법 전부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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