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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임신계획 없다더니? 이 사기꾼”…낮은 출생률 부추기는 ‘직장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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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0.84명 역대 최저…

직장갑질119, 1~2월 제보 공개


한겨레

직장갑질119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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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할 때는 임신 계획이 없다고 하더니, 몰래 임신한 사기꾼”

한 병원 원장이 직원들에게 한 말로, 지난 2월 직장갑질119에 제보된 갑질 사례 중 하나다. 해당 병원 원장은 직원 ㄱ씨가 임신 하자 퇴사를 종용하고,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ㄱ씨가 퇴사하자 다른 직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84명으로 떨어져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직장갑질119가 임신, 출산 및 육아휴직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직장인들 사례를 1일 공개했다. 출산율 하락의 배경에 출산·육아 등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직장 갑질’이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직장갑질 119에 1~2월 제보된 사례를 보면 임신하면 퇴사를 강요하거나, 출산휴가·육아휴직 사용 시 유·무형의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결혼 계획이 생겼는데, 원장이 결혼 계획이나 임신 계획이 있으면 사직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출산예정인 임산부인데, 출산휴가를 논의하던 중에 해고를 통보받았습니다.”, “육아휴직을 갔다는 이유로 복직 후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집단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중견기업에서 10년을 일했는데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임신과 출산, 육아할 권리가 직장에서 지켜지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상시적인 근로감독을 통해 피해자의 신고가 없더라도 관련법 위반 사업주를 제재하고, 임신·출산 등의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이 취업규칙에 명시되도록 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지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특수고용노동자 및 기간제·간접고용 노동자는 임신·출산·육아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해당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법령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법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만 제재하는데, 임신·출산 등에 가해지는 불리한 처우에도 제재가 가능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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