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입에 피 물고 살았다”... 이재영·다영 학폭 피해자 추가 폭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당시 감독 모를 리 없어”

조선일보

이재영(오른쪽)과 이다영 자매./스포츠조선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나 소속팀에서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한 여자배구 이재영·다영 자매의 또 다른 학교 폭력 의혹이 제기됐다.

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쌍둥이 배구선수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쌍둥이 자매들과 함께 운동했던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했다. 그는 쌍둥이 자매와 학창 시절 같은 학교에서 선수로 뛰었던 기록을 캡처해 첨부했다.

글쓴이는 당시 학교 배구부 감독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그런 일은 모른다”고 말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글을 썼다고 밝혔다. 해당 감독은 인터뷰에서 기숙사 내 선수들 간 괴롭힘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쌍둥이 자매가 기숙사 생활을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쓴이는 “그 당시 선생님, 제자들이 모두 증인”이라며 “그런데 모르신다고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기억하는 학폭 피해 내용을 열거했다.

그는 “하루는 가해자들(이재영·이다영)이 갑자기 저 혼자만 따로 불러서 집합시켰다”며 “가해자 중 한 명의 지갑이 없어졌다는 이유였다”고 했다. 이재영·다영은 글쓴이에게 ‘오토바이 자세’를 30분간 시키며 ‘네가 가져간 것 아니냐’고 물었다고 한다. 글쓴이가 아니라고 하자 폭언을 했다는 게 글쓴이 주장이다.

글쓴이는 “저는 끝까지 부정했지만 믿어주지 않았고 감독에게 말해 단체 집합을 받았다”며 “감독이 제 뺨을 때리며 물었고 아니라고 했더니 ‘가져갔다고 할 때까지 때릴 것’이라는 말과 함께 양쪽 뺨을 40대 가까이 무자비하게 때렸다”고 했다. 감독에게도 구타를 당했다는 것이다.

그는 “너무 아프고 이대로는 구타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제가 가져갔다고 거짓말을 하자 상황이 마무리됐다”며 “그날 이후로 선생님들께 ‘손버릇이 안 좋다’ ‘도둑X’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고 썼다.

글쓴이는 쌍둥이 자매가 다른 부모님이 학교에 오는 걸 안 좋아했다며 “저는 부모님이 숙소나 체육관에 오시면 항상 그들 몰래 체육관 창고 같은 데서 숨어 만났다”고 했다. 이어 “들키면 (쌍둥이 자매는) 땀수건과 옷걸이로 제 몸을 구타했고 교정기를 한 제 입을 수차례 때렸다”며 “저는 항상 입에 피를 물고 살았다”고 했다.

조선일보

/네이트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중에도 폭언이 있었다는 게 글쓴이 주장이다. 그는 “경기 중 발목을 심하게 다쳐 경기를 못 뛰게 된 상태였는데 울고 있는 제게 다가와 ‘XXXX 아픈 척 하지 말고 일어나라. 너 때문에 시합 망하는 꼴 보고 싶느냐’고 했다”고 썼다.

글쓴이는 “이런 가해자들이 TV에 나와 웃는 모습을 보며 정말 허무했다”라며 “무기한 출전금지? 국대(국가대표) 선발 제외? 그런 거 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다시 풀릴 것들인 거 알고 있다. 가해자들의 파워는 일반인들이 막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라고 썼다. 그러면서 “계속 그대로 둔다면 저와 같이 또 다른 피해자가 계속해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영·다영 자매를 둘러싼 학교 폭력 폭로는 지난달 8일 처음 제기됐다. 이들은 이틀 만에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가해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소속팀인 흥국생명은 이들에게 무기한 출전금지, 대한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박탈 징계를 내렸다.

[오경묵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