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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최초의 국산 전투기(KF-X) 4월 출고식 '내년 7월 첫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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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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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가 4월 출고식을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기술자들이 지난달 24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장착 시험을 마친 엔진을 시제 1호기에서 다시 분리하고 있다./국방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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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국산 전투기가 다음 달 모습을 드러낸다.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일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가 4월 출고식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고 밝혔다. 방사청과 KAI가 2016년 1월 체계개발에 착수한 이후 5년여 만이다. 또 2001년 3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전투기 개발을 천명한 이래 20년 만이다. KF-X 사업은 사업비 규모만 8조8000억원에 달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사업’으로, 2016년 사업 착수 이후 작년까지 1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KF-X 시제기 출고식은 ‘롤아웃’(rollout) 행사로, 설계도면 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으로 격납고 밖으로 나와 대중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KF-X는 시제기 출고식 이후 1년여의 지상시험을 거쳐 내년 7월께 첫 비행을 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시제 1∼6호기가 4년간 총 2200여 소티(비행횟수)의 비행시험을 무사히 마쳐야 2026년 6월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능력을 갖춘 KF-X ‘블록1’(BlockⅠ)의 체계개발이 종료된다. 이후 초도양산에 착수해 공군이 전력화할 예정이다.

단좌(조종석 1개)형인 시제 1호기 조립에 사용된 부품은 모두 22만여 개로 볼트와 너트, 리벳만 7000여 개, 튜브와 배관은 1200여 종에 달한다. 시제 2∼3호기는 올해 말, 시제 4∼6호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각각 제작된다. 이 가운데 시제 4호기와 6호기는 복좌(조종석 2개)형으로 만든다.

KF-X는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미국 전투기 F16보다는 조금 크고 F18과 비슷하다. 최대추력은 4만4천lb(파운드), 최대 이륙중량 2만5600㎏, 최대 탑재량 7700㎏이다.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는 2900㎞다. 유럽제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 독일 딜사의 공대공 미사일(AIM-2000) 등을 탑재할 수 있고, 현재 국내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탄도 장착할 수 있다.

KAI는 조종사들이 실제로 기체를 몰고 비행하기 전 기체의 특성을 확인하고 제어법칙을 개발하기 위한 시뮬레이터(HQS)를 제작했다. 시뮬레이터에는 전 세계 지형이 3D 입체영상으로 재현돼 있어 북한을 포함한 다양한 곳에서의 비행을 재현해볼 수 있다. 사천 등 한반도 주변 일부 지역은 위성으로 찍은 영상이 여기에 합성돼 있어 실제 건물 등도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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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최종 조립 작업중인 시제 1호기./국방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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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 외형은 5세대로 꼽히는 미국 F-35A 스텔스 전투기와 비슷한 4.5세대 전투기다. 정광선 방사청 KF-X사업단장은 “KF-X가 스텔스 능력을 목적으로 개발되는 건 아니지만, 스텔스 형상을 갖췄고, 독자 플랫폼까지 확보하게 되므로 다양한 파생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KF-X는 F-16보다는 성능이 높고, F-15와 성능이 비슷한 수준이다. 공군은 이른바 ‘하이로우 믹스(성능이 높은 전투기와 비교적 낮은 전투기를 임무에 맞게 혼용하는 것)’ 개념에서 KF-X를 ‘미디움’급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KF-X 자체는 스텔스기가 아니지만, 외형을 설계할 때 스텔스기처럼 만들어 향후 개량의 여지를 뒀다.

KF-X는 양산 단계에서 65%의 부품 국산화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KF-X의 눈’에 해당하는 AESA(능동 전자주사식 위상 배열)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시제품이 각각 시제 1호기에 탑재돼 지상·비행시험을 거친다. 광학 영상과 레이더로 표적을 찾는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EO TGP)와 통합 전자전 체계(EW Suite) 등 다른 핵심 항공전자장비들도 국내 개발 중이다. 공대지 장비인 EO TGP는 2026년 7월부터 2028년까지 진행하는 공대지 전투능력을 위한 KF-X ‘블록2’(BlockⅡ) 추가무장시험에 반영될 예정이다.

엔진도 최종 양산 단계에서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 기술협력을 통한 부분 국산화가 추진된다. 미국 록히드사가 기술이전을 거부한 전자식 비행제어 검증 장비인 ‘아이언버드’ 역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KAI는 개발이 끝나고 양산에 착수하면 한국 공군 납품 물량을 제외하고도 현재 공동개발에 참여한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해 300~500대 정도의 수출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체계개발(블록1)은 2026년까지 인도네시아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데, 인도네시아가 최근 경제난을 이유로 분담금 6044억원을 납부하지 않고 있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방사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KF-X 사업비의 약 20%에 해당하는 1조7338억원을 개발 단계별로 분담하기로 했는데 2월 현재까지 내야 하는 8316억원 가운데 2272억원만 납부했다. 정부는 공동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절차에 따라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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