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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흥국생명 ’120일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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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배구 GS칼텍스에 1위 내줘

‘학폭 사태’ 등 잇단 악재로 2위 추락

GS칼텍스는 12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 노려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가 절대 강팀으로 군림해온 흥국생명을 밀어내고 정규리그 막판 1위로 올라섰다. 화려한 스타들이 모인 덕에 손쉽게 우승을 차지할 것 같던 흥국생명은 잇단 악재에 시달린 끝에 허탈하게 1위를 뺏겼다.

GS칼텍스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6라운드 홈경기에서 흥국생명을 3대1(25-19 25-19 22-25 25-17)로 꺾었다. GS칼텍스는 흥국생명과 승점(53점)과 승패(18승 9패)가 같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 올 시즌 처음 1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10월 21일 2020-2021시즌 V리그 첫 경기를 치른 흥국생명은 10월 31일 리그 1위에 올라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다가 120일 만에 2위로 내려앉았다.

조선일보

아쉬워하는 김연경 -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2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6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에 패해 120일 만에 리그 1위를 내주고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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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라이벌로 자리 잡은 두 팀의 이날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은 빅매치로 꼽혔다. 개막 후 승승장구하며 선두를 독주하던 흥국생명은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흥벤져스(흥국생명+어벤져스)’로 불리면서 역대 최다 승점 기록까지 넘봤다. 그러나 팀 내 불화설에 이어 2월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창 시절 폭력 사태가 불거져 주전 레프트와 세터를 한꺼번에 잃었다. 흥국생명은 4연패에 빠져 휘청대다 지난 19일 인삼공사전 승리로 분위기를 추슬렀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브루나 모라이스의 기복이 여전해 지난 24일 기업은행전에선 완패를 당했다.

GS칼텍스는 지난 1월 한수지, 권민지, 강소휘가 잇달아 부상을 당해 성적이 주춤했다. 강소휘가 예전보다 훨씬 더 좋아진 몸 상태로 2월 초 복귀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이날까지 4연승을 질주했다. GS칼텍스 주장 이소영은 경기 전부터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있다. 준비한 대로 자신감 있게 경기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이날도 GS칼텍스의 메레타 러츠(30득점)-강소휘(18득점)-이소영(17득점) ‘삼각편대’가 화력을 뿜었다. 러츠는 공격 성공률이 65%에 달했다. 반면 흥국생명은 브루나 22득점, 김연경 15득점에 그쳤다. 김연경이 3세트 막판 해결사 역할을 해낸 덕분에 흥국생명이 한 세트를 가져왔지만, 4세트 들어 리시브가 크게 흔들려 맥없이 경기를 내줬다.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은 나란히 정규리그 3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앞으로 2주 동안 치열한 우승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GS칼텍스는 2008-2009시즌 이후 12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바라본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메워줘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이런 팀 감독으로 있는 게 뿌듯하고 고맙다”고 했다. 이날 공격 성공률 53.57%를 기록한 이소영은 “감독님이 ‘서로 도와주면서 볼이 나빠도 처리해주고 분위기 살리면서 가자’고 말씀하셔서 어떤 볼이든 이 악물고 때렸다”며 “힘들게 1위로 올라온 만큼 끝까지 지켜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리시브가 아쉬웠지만 다들 전반적으로 리듬은 괜찮았다”며 “남은 세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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