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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AZ맞은 당일 저녁 오한·발열…48시간뒤 거짓말처럼 다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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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전국의 1호 접종자들. 윗줄 왼쪽부터 서울 요양보호사 이경순씨, 춘천 요양병원환자 김영선씨, 세종 요양병원 간호사 이하현씨, 충남 김미숙씨, 춘천 요양병원환자 김영선씨. 아랫줄 왼쪽부터 대구 한솔요양병원장 황순구씨, 광주 보훈요양원장 고숙씨, 부산 노인요양시설 간호과장 김순이씨, 제주 요양보호사 양은경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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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엔 아무렇지 않았는데 다음 날 두통이 오고 오한이 나면서 열이 38도까지 올랐다. 몸살을 호되게 앓은 것처럼 힘들었지만 약을 먹고 하루 지나니 개운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호 접종자’인 김정옥(57) 노아재활요양원 원장이 지난달 28일 접종 후 48시간의 경과를 설명하며 한 말이다. 김 원장은 지난달 26일 오전 9시 서울 도봉구보건소의 첫 접종자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다.



절반 이상 발열·오한 등 몸살 증세…하루 뒤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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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전 광주 광산구 산월동 광주보훈요양병원 강당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실에서 고숙(57) 원장이 접종 전 예진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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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백신을 맞은 날보다 다음 날이 더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을 맞고 난 후에는 살짝 메스껍고 울렁거리는 느낌이었는데 다음 날에 비하면 존재감이 없는 수준이었다”며 “27일(접종 이틀째)에는 아침부터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고 오한이 나서 핫팩으로 계속 찜질을 했다”고 말했다. 발열이 38도까지 이어지자 김씨는 보건소에 문의해 해열진통제를 처방받았다. 다행히 약을 먹고 하루가 지나자 몸이 개운해졌다고 했다. 김 원장은 “힘들었지만, 하루 고생하면 괜찮아지니까 백신을 맞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8일 AZ 백신을 맞은 접종자 12명의 48시간 이후 증상을 물었더니 절반인 6명이 발열ㆍ오한 등 몸살 증세가 나타났다고 답했다. 이외 5명은 주사를 맞은 부위에 경미한 근육통만 있었다고 말했고, 1명은 특별한 증세가 없었다고 했다. 요양원 직원인 김신범(44)씨도 몸살 증상을 겪었다. 김씨는 “독감 백신을 맞았을 때 몸살 기운이 심하게 있었는데 이번에도 백신을 맞고 하루를 꼬박 앓았다”고 말했다. 근육통이 심하게 와 약을 먹었다는 김씨는 “약을 먹고 자니까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백신을 맞은 동료 20명 중 절반 정도가 근육통이나 발열을 호소했다.



일부는 “독감 백신보다 낫다…접종 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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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접종 48시간 후] 첫 접종자 12명의 ‘말말말’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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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경(36) 행복드림 요양원 직원은 독감 백신을 맞았을 때보다 증상이 덜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맞고 나서 뻐근하고 피로감은 있었지만, 독감 백신보다 괜찮았다. 일상생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최씨의 동료 6명 중 1명에게서 발열 증상이 나타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이상 증상이 없어 추가로 약을 먹지 않았다고 했다. 최씨는 “부모님은 오히려 백신을 먼저 맞은 걸 부러워하신다. 맞고 난 후에 위안이 되고 편안한 마음이 커서 주변에도 차례가 오면 꼭 맞으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수(39) 흥덕우리요양병원 행정실장은 일반적인 근육통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고 했다. 박 실장은 “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을 합쳐서 총 60명 정도 맞았다. 열이 37도까지 오른 한 명을 제외하면 다들 경미한 증세였고 곧바로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이 코로나19 종식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병원 관계자들은 전파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장례식이나 결혼식에도 참석을 못 했는데 그런 압박에서 해방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입소자로 경기 용인시 ‘1호 접종자’였던 곽세근(59)씨는 “맞을 때도 지금도 아무 느낌이 없다. 다들 안심하고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노아재활요양원 직원인 오정화(45)씨는 “경미한 몸살 기운이 있었는데 약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루 만에 정상으로 회복됐다”면서도 “발열이나 몸살 증상이 좀 있어서 어르신들에게 AZ 백신을 맞게 하면 좀 힘들어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화이자, 24시간 뒤에도 특별한 증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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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이들의 24시간 후 반응은 어떨까. 지난달 27일 화이자 백신 ‘1호 접종자’였던 정미경(51) 국립중앙의료원 미화원은 “맞은 부위가 약간 뻐근한 느낌이었는데 그마저도 하루 지나니까 없어졌다. 주사 맞을 때는 따끔한 느낌조차 없었다”며 “맞고 나니 후련하다. 안심하고 맞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의 진단검사의학과 직원인 유종훈(35)씨 역시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주사를 맞은 오른팔이 약간 뻐근한 것 빼고는 발열이나 몸살 증상 등은 전혀 없다. 다음 날부터 근무하고 있는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을 빨리 맞아야 코로나19가 좀 안정되지 않을까 해서 주변에도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백신 접종 이틀간(2.26~27일) 2만 322명이 접종을 완료했고, 신고된 이상 반응은 총 112건으로 집계됐다. AZ의 경우 2만 22명 중 111건이, 화이자의 경우 300명 중 1건이 신고됐다. 모두 두통과 발열, 메스꺼움, 구토 등 경증 사례로 우려됐던 아나필락시스(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 등 중증 이상 사례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우림·채혜선·정진호 기자, 창원=이은지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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